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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케디> 이스탄불은 고양이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
김보연 2017-09-27

유튜브가 제작에 참여하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어 더욱 화제를 모은 <고양이 케디>는 터키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길고양이들의 삶을 기록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항구도시 이스탄불은 각국 선원들이 키우던 다양한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도시다. 여기에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들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까지 더해져 이스탄불은 고양이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마친 제이다 토룬 감독은 일곱 마리의 고양이를 주인공 삼아 이들이 이스탄불의 환경,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고양이라는 동물이 가진 매력 자체이다. 고양이는 타고난 ‘배우’라서 카메라나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연기를 펼친다. 때로는 도도하고 날카롭게, 때로는 여유롭고 애교 넘치게 움직이는 고양이는 그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는다. 그렇다고 <고양이 케디>가 고양이만 79분 동안 보여주는 단순한 ‘동물 비디오’인 건 아니다. 감독은 도시 개발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스탄불의 삭막한 모습을 보여주며 고양이가 살기 힘든 세상은 사람에게도 나쁜 세상이라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즉 고양이와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관객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고양이 케디>는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에 빠졌다가 우리의 주변 풍경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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