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부산에서 만난 영화인들⑨] 유진 청 펜로즈 스튜디오 대표 - VR로 그리는 미래의 스토리텔링
김현수 사진 이동훈 2017-10-23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올해 처음 신설된 VR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르덴즈 웨이크>는 펜로즈 스튜디오 대표인 유진 청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픽사 스튜디오와 VR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오큘러스를 거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픽사 출신 작가와 애니메이터들을 규합해 2013년 펜로즈 스튜디오를 창립했다. 창립작 <로즈앤아이>를 제외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알루메뜨>와 <아르덴즈 웨이크>가 이곳의 대표 성과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부모님이 내 성장과정에서 보여준 희생과 사랑처럼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주제를 다룬 이야기를” VR 기술과 결합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말한다. 구름 속 환상의 나라에 사는 소녀에게 찾아온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하는 <알루메뜨>와 바다 한가운데 사는 부녀의 모험담 <아르덴즈 웨이크> 모두 스톱모션,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선 상태로 고개를 사방으로 돌려가며 프레임의 상단이 아닌 관객의 눈높이에 위치한 풍경을 앉아서 올려다보거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가능하다. “바라보는 대상이나 풍경이 시선 아래에 위치하면 마음이 안정되는” 심리와 VR의 특징을 접목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영상과 눈의 거리감을 밀리미터 차이까지 세심하게 조정해가며 디자인했다”.

유진 청 감독이 <아르덴즈 웨이크>로 세상을 놀라게 한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작품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VR 소셜 플랫폼인 ‘마에스트로’를 자체 개발해 애니메이터들이 가상현실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냈다. “10년 전에 누군가가 이런 기술을 언급했다면 난 믿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빨리 변해가는 기술의 진화 앞에서도 그는 “그렇다고 영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실은 그가 영화의 미래보다 더 고민하는 것은 “VR 세계 안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물음이다. 미래에도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 그렇게 만들어줄 스토리텔링을 고민하는 것. 바로, 펜로즈 스튜디오의 설립 목적이자 그가 생각하는 VR 영화의 미래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