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베를린아시아영화제] 최선주 베를린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 아시아를 둘러싼 질문들이 확장되고 있다
글·사진 한주연(베를린 통신원) 2017-10-25

-영화제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5명이 함께 기획했는데, 2명은 미국에 있어 많은 부문을 온라인으로 소통해야 했다. 예산 문제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제가 열리는 공간이 원래 연극 공연 극장이라 영화의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준비하는 이들 모두 생업이 있어서, 함께 시간 내기도 어려웠다.

-이 영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단체 코리엔테이션(Korientation)에 대해 소개해달라.

=코리엔테이션은 비영리재단이다. 12년 전 독일 동포 2세 15명이 시작했지만 독일에 아시아인이 한국인 말고도 베트남, 중국계 다른 아시아인들도 많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시아 독일의 시각’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문화, 정치, 미디어와 관련하여 목소리를 낸다. 이 영화제도 프로젝트 중 하나다. 모든 회원이 영화제에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이루어내고 함께 성장한다는 게 가슴 벅차다. 회원은 100명 정도인데, 모두 베를린에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크푸르트, 튀빙겐, 함부르크에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독일 미디어 센터를 설립하고자 한다. 우리는 한달에 한번 강연, 전시회, 책 소개 등 행사를 열고 있다.

-아시아영화제를 시작한 지 10주년이 되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아시아여성영화제로 시작해서 2회 때부터는 아시아영화제로 바꾸었다. 왜냐하면 영화계에 종사하는 여성 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동독지역에 있었던 베트남 2세들이 이제 성인이 되었다. 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직업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아시아계 독일인들의 사회적 역할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도 우리의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시작했고, 힘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아시아영화에 대해 유럽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아시아계 독일인과 아시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아시아영화들은 메시지가 강렬해서, 유럽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제 정치적 측면에서도 무조건 소비되는 차원을 넘어섰다. 정치적 변환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란 무엇인가? 독일에 사는 아시아인들은 어떤 존재인가?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비판적 영화들의 의미는? 이제 아시아영화를 내용적으로, 정치적으로 논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는 백인이 아닌 독일인으로 이곳에 사는 게 문제시되지 않는 분위기에서 살고 싶다. 다른 문화와 인종이지만 독일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많다. 이들에게 굳이 출신에 대해 묻는 게 과연 올바른가에 대한 논쟁도 일고 있다. 아시아계 독일인, 아프리카계 독일인 중 정치, 문화, 대학, 비즈니스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인종과 문화에 상관없이 모두가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영화제도 다양한 커뮤니티간의 연대, 주류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활동의 일환이다. 극우로 흘러가는 현재, 우리의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