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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 압둘> 위대한 빅토리아 여왕과 평범한 인도 청년 압둘

1887년,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의 인도. 하급 관리 압둘 카림(알리 파잘)은 빅토리아 여왕(주디 덴치)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하는 주화를 헌정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난다. 첫 만남에서부터 잘생긴 압둘에게 호감을 느낀 여왕은 압둘을 개인 시종으로 삼는다. 왕실에서 외롭게 지내온 여왕의 마음에 압둘의 말들은 마치 시처럼 다가오고, 여왕은 압둘을 모슬렘들의 영적 스승이라는 뜻의 ‘문쉬’, 즉 왕의 스승으로 대우해준다. 하지만 여왕이 압둘에게 의지하는 것을 우려한 총리와 왕실 관료들은 압둘을 내쫓을 계획을 세우고, 압둘의 거짓말들을 폭로한다.

<플로렌스>(2016)와 <더 퀸>(2006)을 연출한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신작이다. 영국의 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시대의 실화를 다루는 이 영화는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한 삶, 특히 의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전체적으로 유머러스하지만, 주디 덴치는 권력에 집착하는 통치자이며 동시에 죽음이 아른거리는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여왕을 더할 나위 없이 연기했다. 그러나 여왕과 압둘의 관계를 신분을 초월한 우정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이들의 관계는 우정이라기보다는 사실 군신간의 충성에 가깝다. 그래서 영국 관료의 입장에서 압둘은 국정 농단의 주범이며 인도인의 입장에서는 민족의 반역자다. 영화도 이 점을 의식해 모하메드(아딜 악타르)의 입을 빌려 압둘과 영국을 비판하지만, 이 비판에는 날이 서 있지 않다. 영화는 여왕의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지 않는다. 오로지 여왕의 눈으로 본 세계에만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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