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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국제영화제③] 마쓰이 다이고 감독 -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청춘의 감정
임수연 2017-11-08

<아이스크림과 빗소리> 마쓰이 다이고 감독

©2017 TIFF

<아이스크림과 빗소리>는 74분의 러닝타임이 단 하나의 숏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게 보이게끔 찍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이 영화를 만든 마쓰이 다이고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 중 하나다. 40여명의 배우 및 스탭과 10일간의 리허설을 거친 후 단 이틀 만에 <아이스크림과 빗소리>의 촬영을 마쳤다는 그를 만났다.

-연극 형태로도 제작 가능한 구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원래 영화에서 묘사됐던 것처럼 영국의 극작가 사이먼 스티븐의 <모닝>을 무대에 올리려고 했다. 프로덕션에 참여했던 어떤 ‘어른들’이 수익성이 불분명해 제작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이 말을 직접 현장에서 전해주지도 않더라. 그래서 이 경험을 녹여낸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 하나의 컷으로 영화를 찍었다. 도전적인 촬영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일방적인 공연 취소로 인한 분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예술작품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카메라를 끊지 않고 한 호흡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것이 이런 효과를 내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다.

-1시간이 넘는 롱테이크 촬영인데도 집중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에너지가 대단했다. 어디서 이런 연기자들을 데려왔나 궁금해지더라.

=연기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모두 염두에 두고 400명 정도를 오디션했다.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출신의 14~17살 배우들을 선발했다. 일부는 아예 연기 경험이 없었다. 가장 분량이 많은 모리타 고코로는 눈빛이 매우 강렬해서 인상이 남았던 배우다. 연기의 기술적인 면보다는 배우의 눈빛이 인상적이라 캐스팅했다.

-연습과 리허설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실제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것처럼 배우들에게 연습을 시켰다. 다만 롱테이크 촬영에 익숙해져야 했기에, 내가 그들 바로 옆에 붙어 서서 계속 디렉션을 줬다. 10일간 리허설을 거친 후 촬영에 들어갔다. 이틀동안 찍은 분량 중 네 번째 테이크를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인가.

=촬영에 들어간 후에는 내가 옆에서 디렉션을 바로 줄 수 없으니 참 답답하더라. (웃음)

-힙합 가수 모로하(MOROHA)가 직접 캐스트의 일원으로 등장한다. 그의 라이브가 사실상 O.S.T 역할을 한다.

=어딘가 이상한 그들의 음악을 항상 사랑했다. 영화음악에 참여해줄 수 있겠냐고 의뢰한 것도 나였다. 또한 여러 장소를 오가며 롱테이크 촬영을 하는 상황에서 많은 장비가 필요한 록밴드를 섭외할 수는 없지 않겠나. 모로하는 기타와 마이크만 있으면 공연을 할 수 있다.

-배우와 연기 그리고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단 하나의 숏으로 찍었다는 점에서 알렉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2014)과 유사한 점이 많다. <버드맨>과 <아이스크림과 빗소리>는 결정적으로 어떤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보나.

=두 영화가 비슷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을 수 있지만, 내 영화는 좀더 긍정적이고 팝하게 만들고 싶었다. <버드맨>은 다소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영화이지 않나.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버드맨>은 하나의 숏으로 보이게끔 찍었지만, <아이스크림과 빗소리>는 실제로 그렇게 찍은 작품이다.

-<아프로다나카>(2012)부터 <재패니스 걸즈 네버 다이>, 이번 <아이스크림과 빗소리>까지 줄곧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젊은이들은 분명하게 설명될 수 없기 때문에 단지 분출되는 감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창작자로서 계속 흥미를 느끼게 되는 소재다. 결국 <아이스크림과 빗소리>에서 담고자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폐소공포증, 그리고 마침내 새벽이 도래할 때 나타나는 형언되지 않는 감정이 있다. 그것을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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