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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총결산⑬] 올해의 외국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송경원 2017-12-18

장르도 소재도 넓어지고 깊어졌다

<로건>

넓고 깊다. 올해 역시 외국영화는 질적, 양적 측면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다수 선보였으며 이에 따라 평자들의 반응도 풍성했다. 다만 1위와 2위만큼은 이견 없이 고른 지지를 받은 두 영화로 좁혀졌다. 1위로 선정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과 2위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는 거의 모든 리스트에 언급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3위부터 5위까지는 근소한 격차로 순위가 갈렸다. 주제, 장르, 접근에 따른 차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3위 <토니 에드만>은 시대를 반영한 통찰과 유머에 높은 점수가 주어졌다. 4위 <문라이트>는 도전적인 형식에 더불어 시적 아름다움에 대한 상찬이 이어졌다. 5위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대해서는 여러 지적과 함께 이 영화의 의미를 환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6위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로건>에 돌아갔다. “지금 코믹북 시네마틱 유니버스 배경 영화의 유행에 완전히 역행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방향이 옳다는 걸 보여준다”(듀나), “슈퍼히어로 무비의 진화가 단지 더 센 적을 세우고 더 막강한 팀을 짜는 게 아님을 증명한다”(이주현)는 평이 이어졌다. 히어로물을 비튼 것뿐 아니라 서부극에 대한 변주라는 측면에서도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나란히 6위에 뽑힌 또 다른 영화는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다. “무심한 듯 흘러가는 스토리와 덜컥 배치된 인서트들”(이현경)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영화는 압도적인 지지보다는 많은 평자들이 관심을 표해 순위권에 올랐다. 8위는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가 꼽혔다. 드니 빌뇌브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두편의 영화가 선정되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상상을 시청각으로 번역하는 창의성, 감각과 논리의 영화적 결합”(송형국)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은 사색. 이토록 구체적인 언어 탐색은 전무후무하다”(이현경)며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9위는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이다. “다르덴 형제의 덜 미학적이고 더 정치적인 영화”(박지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10위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다. 봉준호 감독이 외국영화 부문에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넷플릭스 등 변화된 시장 환경을 대변하는 흥미로운 결과다. “지역을 떠나 보다 보편적인 심도로 나아가는 프로젝트”(조재휘)이면서 동시에 “봉준호의 필모그래피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영화”(박지훈)이다.

외국영화의 경우 그 다양함만큼이나 올해의 과대, 과소평가 역시 다채로운 의견이 나왔다. 과대평가에서는 <로건> <블레이드 러너 2049> 등 10위권 안에 선정된 영화들이 주로 언급되었지만 표가 분산되어 특정하기 어려웠다. 과소평가의 경우 올해의 발견이라 부르고 싶은 영화가 많았던 덕분인지 <잃어버린 도시 Z> <몬스터 콜> <배드 지니어스> <겟 아웃> <우리의 20세기> <어 퍼펙트 데이> <매혹당한 사람들> <존 윅: 리로드> 등 평자의 수많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미처 소개 못한, 꼭 알리고 싶은 영화가 이만큼 많다는 것이야말로 올해 외국영화의 경향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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