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챔피언> 김용완 감독 - '마동석의 팔씨름 영화는 어떨까' 궁금하지 않나
김성훈 사진 오계옥 2018-01-03

-마동석과 함께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팔씨름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에서 다른 영화를 준비하다가 잠깐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동안 워너로부터 마동석 선배가 준비해온 <챔피언>에 대해 들었다. 내가 가족 이야기를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내고 조합하는 데 관심이 많은데 <챔피언>도 가족 이야기로 풀면 사람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동석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한동환 PD와 함께 <>(감독 조범구, 2011)을 했었다. 당시 내가 연출부, 한 PD가 제작부장이었다. 그 영화에서 (마)동석 선배가 우정출연했는데 그때 처음 알게 됐다. <챔피언>을 함께하면서 동석 선배가 동생처럼 챙겨줘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마동석이 팔씨름 선수로 나온다는 설정에 쉽게 공감이 갔다.

=우리도 ‘마동석이 팔씨름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아이디어 하나에서 출발했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직업을 여러 가지로 설정해보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 입양아, 싱글맘 같은 사회적 편견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족 드라마로 풀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동석 선배가 미국 생활 시절 겪었던 일화나 팔씨름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다보니 생각보다 작업이 빨리 진척됐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워너, 동석 선배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준 덕분에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출연한 영화 <오버 더 톱>(감독 메나헴 골란, 1987)도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영화를 준비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런 영화가 있는 줄 몰랐다. 지금 다시보니 플롯이 간단하지만 촬영을 되게 잘했다. 그 영화를 참고하기보다는 그 영화가 시도한 것들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가 그 작품뿐이라 비교될 게 분명하니까.

-권율한예리의 어떤 면모가 진기와 수진에 각각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권율은 단정하고 바른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를 주로 작업해오지 않았나. 오랫동안 연기를 해와서 내공과 아이디어가 많은데 진기 같은 (꿍꿍이속을 가진) 캐릭터를 맡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만나보니 진기 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었고, 권율의 실제 성격이 진기라는 캐릭터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도 있었다. (한)예리씨는 엄마, 특히 싱글맘 역할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싱글맘이 배우에게 다소 조심스러운 캐릭터일 수도 있는데 예리씨가 선뜻 맡아주었다. 예리씨의 연기는 당연히 좋고, 연기 외적으로 현장에서 아역배우들을 엄마처럼 잘 챙겨서 진행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마크(마동석)가 출전하는 팔씨름 대회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궁금하다.

=보통 팔씨름 영화 속 팔씨름 장면에 대해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 같다. 팔씨름이 진행되는 테이블이 다른 격투 스포츠에 비해 규모가 작고 무엇보다 팔씨름이 스포츠가 아니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팔씨름은 선수마다 기술과 장점이 있다. 그런 기술들을 다양한 앵글로, 박진감 넘치게 보여주려고 했다.

-<연애세포>(2014), <우리 헤어졌어요>(2015) 등 전작이 웹드라마였다. <챔피언>이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데 소감이 어떤가.

=부담감이 크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다. 특히 세트 신을 찍는 동안 요단강을 몇번 건넌 것 같다. (웃음) 스탭들이 위로를 많이 해준 덕분에 아직은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배우들이 잘해주고 있어 감독인 나만 잘하면 된다.

-<챔피언>이 어떤 영화가 되었으면 하나.

=팔씨름을 소재로 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을 잡는다’는 의미다. 팔씨름처럼 상대의 손을 잡아야만 승부가 나는 스포츠는 많지 않다. 마크가 수진과 아이들, 진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단순히 상대의 손을 넘겨서 세상과 싸워왔다면 그들을 만나고 난 다음부터 그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과 손잡으며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마크, 진기, 수진 등 영화 속 인물들은 손으로 연결되어 있다. 상대방에게 손을 건네고, 상대방의 손을 잡아준다. 관객이 <챔피언>을 그런 의미를 가진 영화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