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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뎅이> 일상에 끼어든 사소한 해프닝들
김소미 2018-02-21

주니쿵 작가의 원작 웹툰이 상처받은 어른들을 위한 치유극에 가까웠다면 이를 3D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한 이번 작품은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좀더 쉽고 교훈적이다. 물론 성인 관객에도 여전히 페이소스가 섞인 웃음을 준다. <풍뎅이뎅이>가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작에서도 그랬듯 누가 봐도 사람 같은 곤충 캐릭터 덕분. 풍뎅이, 장수벌레, 개미 등 곤충의 탈을 썼지만 동네를 배회하는 우리 곁의 몇몇 인물들을 쉽게 연상시킨다. 겉모습이 어떻든 저마다 주류에서 조금씩 벗어난 인물인 점도 묘한 위로를 준다. 2017년 디지털 개봉을 거친 후 뒤늦게 극장 상영을 시작한 경우로, 58분의 짧은 러닝타임이 어린이를 동반한 일부 관객에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모두 5개의 에피소드로 구분된 이야기는 일상에 끼어든 사소한 해프닝들을 따라간다. 에피소드별로 조금씩 인물을 소개하고 관계도를 확장해 나가는 전개도 능숙하다. 1부 ‘슴이 바이러스’는 더듬이 바이러스에 걸리고도 체면을 차리느라 장수벌레의 엉덩이 연고를 거부하는 슴이 아저씨가 나온다. 다람쥐가 자꾸만 머리 위로 밤송이를 떨어트리자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마니또 게임으로 짝을 짓는 3부 ‘로망스’ 에피소드는 오랜 정감을 남긴다. 4부 ‘운수 좋은 날’에선 지구온난화로 병든 무당벌레를 진짜 무당으로 착각한 마을 일원들이 열심히 점을 보러다니는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저마다의 약점과 고충을 지닌 어른들과 순진한 아기 풍뎅이 뎅이 사이를 다양한 각도로 오가는, 유연한 시선이 돋보이는 우화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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