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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로 인한 독과점 문제 심화 우려
임수연 2018-03-09

<치즈인더트랩> CGV 단독 개봉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3월 14일 개봉하는 <치즈인더트랩>은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에서는 볼 수 없다. <킬러의 보디가드> <플립> <50가지 그림자: 해방> <월요일이 사라졌다> 등 최근 외화가 하나의 극장 체인에서만 상영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한국영화가 이같은 배급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웹툰,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화제를 모은 <치즈인더트랩>이 CGV 단독 개봉을 결정했다. 영화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국영화까지 대기업 멀티플렉스에서 단독 개봉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수직계열화로 인한 독과점 문제가 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배급사쪽은 단독 개봉이 여러모로 효율적인 전략이었다는 입장이다.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는 “비용 대비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면에서도 이로운 선택이었다. 극장 내부나 SNS 등 CGV와 함께 프로모션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설명했다. 극장쪽에서는 차별화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황재현 CJ CGV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단독 개봉은 공정 거래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와이드 릴리즈 개봉 방식이 오히려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며 “롯데마트나 이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있듯,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각각의 극장에서 경쟁력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다. 모든 극장에서 상영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오히려 공정 거래와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치즈인더트랩>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에서 다양한 영화의 상생을 도모하자며 출자해 만들었던 리틀빅픽처스가 배급한다. 이런 의의를 가진 곳마저 독과점 구조를 따르게 됐다는 안타까운 반응이 있다. 권지원 대표는 “<1급기밀>의 경우 P&A 비용을 많이 쓰면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했지만, 알다시피 스크린 및 시간대 배정에 극장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예산이 적은 중소 영화를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배급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단독 개봉 전략이 한국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 중요한 선례로 남은 만큼 어떤 형태로든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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