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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단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
송경원 2018-03-28

선배는 클럽 후배인 검은 머리 소녀를 짝사랑한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상대의 마음을 단도직입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선배는 검은 머리 소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최대한 그녀의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이른바 최눈알 작전. 우연을 가장해서 검은 머리 소녀와 자주 스쳐 지나가고자 하는 선배의 계획에 따라 봄의 폰토초, 여름의 헌책 시장, 가을의 대학 축제와 겨울의 교토 거리까지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 모든 행보가 단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정형화된 이야기 대신 독특한 구성과 접근으로 정평이 나 있는 유아사 마사아키의 상상력이 다시금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동명 원작 소설의 일부를 바탕으로 했지만 정형화 된 이야기를 따르진 않는다. 대신 ‘유아사 마사아키식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 해도 좋을 만큼 의식의 흐름을 장면으로 만들었다. 하룻밤의 이야기지만 시공간을 뛰어넘는 전개를 통해 일본의 사계절, 음주와 밤의 문화를 감각할 수 있다. 집요왕, 헌책 시장의 신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역시 대책 없이 뻔뻔해서 도리어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이라기보다는 뮤지컬적인 요소가 가미된 유아사 마사아키식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작품 전체가 다채로운 리듬을 변주하는 음악처럼 다가온다. 2010년 TV시리즈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팀과 감독이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2017년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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