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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필름마트②] <콜드 워> <코드네임: 콜드 워> 서니 럭 감독 - 홍콩 관객을 위한 장르영화를 만들 뿐
글·사진 김성훈 2018-04-04

홍콩 출신인 서니 럭 감독이 연출했던 <콜드 워>(2012)와 <코드네임: 콜드 워>(2016)는 홍콩 경찰 고위 간부의 내부 갈등을 인상적으로 다룬 작품이었다. 당시 홍콩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상징하는 이야기로도 읽혔는데, 홍콩영화와 해외프로덕션(최동훈 감독의 <도둑들>(2012)에서 조감독을 맡았다)을 두루 경험한 그는 “홍콩 관객이 좋아하는 장르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어떤 영화를 준비하고 있나.

=여러 장르의 영화가 있긴 한데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액션·SF 장르다.

-<콜드 워>와 <코드네임: 콜드 워>는 홍콩 경찰 간부의 내부 갈등을 인상적으로 다룬 이야기였다. 홍콩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비유한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 영화는 홍콩의 정치적·사회적 문제와 상관없다. 그저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맞붙은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서로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고 경찰 고위 간부들이 가진 콤플렉스나 갈등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무엇보다 홍콩이든 해외 시장이든 많은 관객은 액션 같은 장르영화를 즐긴다. 특히 경찰 이야기는 홍콩 관객이 정말 좋아하는 소재다. 그게 <콜드 워> 시리즈를 만든 이유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서 조감독을 맡은 바 있는데, 해외영화 프로덕션 경험이 연출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나.

=<도둑들>을 하면서 생각한 건 한국 기술 스탭들이 전문가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할리우드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천재적으로 일을 한다. 홍콩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알아서 판단하고 일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저 상관이 하는 방식을 따를 뿐이다. 반면, 홍콩 영화인들은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즉흥적으로 잘 해결해낸다.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가족이 섬유업계에서 사업을 했다. 아버지가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셨고, 내가 어렸을 때 제임스 본드를 보기 위해 나를 극장에 데려가시곤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섬유회사에서 사무 일을 3년 동안 했는데 되게 지루한 생활이었다. 그때 신문에서 영화사 직원 모집 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갔다가 영화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주성치 감독의 <희극지왕>(1999)과 팡호청 감독의 <경박한 일상>(2007) 같은 작품의 조감독을 맡았는데.

=스탭들에게 빨리 움직이라고 재촉하는 다른 홍콩 감독들과 달리 팡호청 감독은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서 제작을 효율적으로 진행한다. 주성치 감독은 더 편하다. 시간 제한 없이 일을 하고, 현장이 릴렉스하다. 두 선배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산업이 작품을 준비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

=잘 알다시피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성장하는 데 큰 제약이 없는 것 같다. 겪어보니 중국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시장과 경쟁하고 싶어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중국과 일을 할 때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하더라.

-홍콩과 중국은 또 다르지 않나.

=모든 면에서 홍콩과 중국은 문화가 다른데, 무언가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고, 그래서 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과 중국 시장 모두 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홍콩에선 한 영화에 한국어, 광둥어, 베이징어가 공존하는 게 이상하지 않지만, 중국 관객은 한 영화에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문화적 차이를 겪으면서 서로의 시스템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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