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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마동석 - 의적이랄까, 챔피언
김성훈 사진 백종헌 2018-04-24

“근육이 좀 빠졌는데 티가 안 나겠지?” 근육량이 좀 줄었다는 마동석의 걱정과 달리 그의 팔뚝은 적수가 없어 보였다. 마동석이 연기한 마크는 8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뒤 한때 무적의 팔뚝으로 명성을 날린 팔씨름 선수다. 하지만 어떤 일을 겪으면서 팔씨름을 그만둔 그가 에이전트 진기(권율)의 꾐에 빠져 팔씨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챔피언>을 포함해 <신과 함께-인과 연> <원더풀 고스트> <곰탱이> 등 출연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마동석은 “지난해 <범죄도시>와 <부라더>가 흥행한 건 운이 좋았다. 흥행은 하늘의 뜻이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부상당한 척추와 팔꿈치는 괜찮나.

=팔꿈치를 다친 지 몇년 됐다. 관절주사도 맞고 충격파치료와 물리치료도 받았는데 완치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척추는 골절된 뒤로 가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한번씩 삐끗한다. 양어깨와 척추의 수술한 부위는 조심하고 있고, 팔꿈치는 치료를 받으며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챔피언>을 찍고 푹 쉬었다고.

=두달 쉬었다. 10년 만에 첫 휴식이었다. 쉬니까 좋더라. 그런데 올해는 차기작 <성난 황소> 들어가면 스케줄이 꽉 찬다.

-미국에서 할리우드쪽과 미팅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출연 제의도 있고, 프로듀싱 제안도 있었다. 둘 중 무엇이 먼저일지는 일정을 조율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무슨 영화인가. (웃음)

=아직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챔피언>은 어릴 때 할리우드영화 <오버 더 톱>을 보고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중학생 때 <록키>를 보고 복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복싱 연습을 열심히 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오버 더 톱>을 보고 무척 흥미로워서 팔씨름을 파기 시작했다. 그쯤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생활이 어려웠다. 그때 그 기억을 되새겨서 이야기에 녹여봤다.

-미국 생활 시절을 떠올려보면 어떤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살던 동네에서 의적 같은 사람이었다. 오지랖이 쓸데없이 넓어서 한국 동생들이나 한국 사람들이 맞고 오면 가서 혼내줬다. 같은 동네에서 살던 동생들이 많이 믿고 따라주었다. 가족과 떨어져 살았고, 고향도 그리웠다. 사회생활이 잘 풀리면 좋았을 텐데 동양인으로서 한계가 있으니 허전함을 더 많이 느끼곤 했다.

-마크는 실제 경험이 많이 반영된 캐릭터로 보였다.

=입양된 건 아니지만 마크가 그랬듯이 미국에서 힘들게 살았고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 영화에서 마크가 이런 말을 한다. “내가 남보다 세다고 자랑하고 싶지도 않고, 자랑할 만한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팔씨름을 통해 잘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증명해보고 싶다.” 너무나 하고 싶었던 말이다.

-팔씨름이 이 영화의 볼거리라면 진기, 수진(한예리)과의 관계는 영화의 드라마와 관련 있는데.

=진기는 촬영 전 감독님과 많이 상의해 만든 캐릭터다. 실제로 주변에 있는 친구인데 그가 부탁해오면 거절하기 애매하고, 친하지만 종종 내게 얕은 수를 쓰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진심으로 다가와서 안쓰러워서 봐주면 다른 데 가서 딴짓하는 유형의 친구다. 마크와 진기 사이에 오해도 생기고 다툼도 있지만 더 큰 꿈을 향해 가면서 정도 많이 쌓인다. 수진이는 감정을 이해하기가 되게 어려운 인물이었다. 마크가 삼십 몇년 만에 만난 가족이라 짠하고 울컥하는 동시에 그래봐야 남남이라는 느낌도 있었다. 마크가 수진을 대하는 감정이 어느정도 선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입양아 마크, 사기꾼 기질이 있는 에이전트 진기, 미혼모 수진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세 인물이 모여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이야기에 코미디를 많이 가미해 어둡지 않게 풀어내려고 했다.

-<범죄도시>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곰탱이> 등 여러 영화를 직접 기획했는데.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기획을 하고 싶었다. ‘행인7’ 같은 단역을 많이 할 때는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낼 수 없었고, 인맥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위치가 되면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디어를 노트에 메모하기 시작했다. 좋은 제작자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오랫동안 생각해온 아이디어들이 운 좋게 제작될 수 있었다. 지금은 고영훈 작가팀과 함께 여러 웹툰을 작업하고 있다. 기획을 한다고 해서 혼자서 제작할 생각은 전혀 없다. 카메라 뒤에서 비즈니스하거나 돈 얘기하는 건 또 싫어서 앞으로도 계속 협업하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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