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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한예리 - 건강함, 튼튼함, 씩씩함
김현수 사진 백종헌 2018-04-24

한예리가 엄마가 되어 돌아왔다. 청춘이란 무게를 견디며 씩씩하게 때론 위태롭게 버티고 섰던 JTBC 드라마 <청춘시대>의 ‘윤 선배’라는 묵직한 옷을 벗고 스크린으로 돌아온 것. 그런데 싱글맘이라니, ‘혹시 또다시 청춘의 어두운 그늘이 캐릭터를 뒤덮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는 얼른 접어두길 바란다. 코믹하고 발랄한 기운으로 가득 찬 영화 <챔피언>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수진은 생활력 백단의 싱글맘이지만, 그녀는 윤 선배의 생활력과 수진의 생활력의 톤 앤드 매너는 분명히 다르다고 소개한다. 지난해 말 <챔피언>을 마치고 올해 초 김지운 감독의 <인랑> 촬영을 끝낸 다음, 쉴 틈 없이 이어서 SBS 드라마 <스위치: 세상을 바꿔라>에 합류한 지금이야말로, 배우 한예리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적기인데 <챔피언>의 수진은 확실히 한예리의 다른 면모를 보게 될 것 같다. 발랄한 가족 코미디가 그녀와 얼마나 어울릴지 궁금증을 갖고 있다면, 그녀의 왼쪽엔 마동석이 오른쪽엔 권율이 있다는 사실도 떠올려보시길.

-시나리오를 읽고 어떤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나.

=일단 수진이란 캐릭터는 연기하는 나 자신을 덜 지치게 해줄 인물이었다. 팔씨름이라는 스포츠영화적 요소가 들어 있지만 가족적인 메시지가 빠질 수 없는 영화이기에 다같이 모여 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수진이 중간에서 잘 이끌어가면 재미있는 가족 코미디 영화가 완성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홍보사에서는 수진을 ‘생활력 백단’의 캐릭터라고 표현하던데 그녀는 어떤 인물인가.

=바쁜 엄마? 바빠서 많이 졸려 하는 정도의 싱글맘.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면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사는 인물인데 마냥 거칠게 살아갈 것 같은 동대문 야시장 언니의 모습보다는 좀더 쾌활하고 웃을 때도 화끈하게 웃는, 뒤끝이 없는 성격을 가진 싱글맘이다. 수진이 지닌 튼튼하고 건강한 면이 있다. 마음 한구석에는 결핍도 있지만 씩씩한 태도로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고 말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매력을 뿜어낸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엄마 역을 맡았다.

=엄마 역에 대한 어색함 내지는 ‘내가 어쩌다가 엄마까지 연기하지?’라는 식의 생각은 전혀 갖지 않았다. 수진을 둘러싸고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가족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현장에서 두명의 아역배우들과 연기하느라 고생했다고 하던데.

=아이, 고생은 뭐. (웃음) 내가 엄마를 맡았으니 당연히 맡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영화를 보면 준희(옥예린)와 준형(최승훈)이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가 느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나중에는 나한테 아이들이 “엄마, 나 이렇게 연기해도 돼?”라고 말하면서 자기들 스스로 하고 싶은 게 생겼다고 이야기해줄 때 너무 고맙고 예쁘고 기특했다.

-극중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마크와의 코믹한 연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깨알같이 등장한다. 코미디 장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였다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가족 드라마를 중심으로 코미디가 곁가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믹한 장면을 연기할 때는 내가 뭘 만든다기보다는, (마동석) 오빠가 그런 리듬감을 워낙 잘 살리는 배우라서 나는 리액션을 받는 게 더 중요했다. 나보다는 아이들과 오빠가 연기하는 데에서 정말 웃긴 장면이 많다. 그럴 때는 꼭 내가 안 나온다. (웃음)

-이 영화는 배우 마동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이다. 그의 오랜 숙원 사업과도 같았던 영화를 함께한 소감은 어떤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마)동석 오빠의 머리 속에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더욱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었다. 영화는 마크가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지만 사실 마동석의 꿈도 이루게 해 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꿈에 나도 일조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챔피언> 이후 올해는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막 살아보기? (웃음) <챔피언>과 <인랑>, 그리고 SBS 드라마 <스위치: 세상을 바꿔라>의 오하라 검사까지 한꺼번에 정말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다. 나로서는 도전이라면 도전인데 막 살아보자는 마음이 나를 도전하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개봉할 <인랑>의 구미경에게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한예리의 모습을 보게 될 거다. 이 캐릭터야말로 ‘쎈 언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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