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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빈> 보이지 않는 힘과 운명을 좇는 빈의 우직함
김소미 2018-05-02

중국 애니메이션계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픽사와 드림웍스에 이어 이번엔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의 <미니언즈>를 연상시키는 ‘콩’ 캐릭터가 등장했다. 캐릭터를 노골적으로 모방하는 분위기는 우려되는 반면 탄탄한 자본과 함께 비약적인 기술 발전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점이 놀랍다. 무엇보다 <매직 빈>에서 절대마법을 수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슈퍼콩 빈(황창영)은 미니언즈의 존재를 금세 잊게 만들 만큼 잔망스러운 매력이 가득하다. 새싹 같은 귀와 오밀조밀한 눈 코 입, 콩보단 찹쌀떡에 가까운 질감이 마음을 녹인다.

절대마법을 수련하면 결국 미치거나 사라지게 된다는 흉흉한 선례들 앞에서 마지막 남은 수련생이 된 빈. 급기야 마을 촌장은 마법 수련에 금기령을 내리고, 빈은 콩 행성에서 쫓겨났던 블랙빈족이 마술 화로를 훔치는 순간에 휘말리면서 도둑으로 몰려 감옥까지 가게 된다. 중국 산천의 고즈넉하고 신비스러운 풍경, 전통음악 선율과 함께 콩들이 펼치는 무협 액션은 꽤 황당한 즐거움을 낳는다. 영화는 볼거리가 다 떨어질 때쯤 의외의 곳으로 자리를 옮겨 SF영화에 가깝게 변모하기도 한다. 절대마법의 마스터란 과연 존재하긴 하는 걸까? 사부를 향한 헌신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힘과 운명을 좇는 빈의 우직함이 위기를 극복하는 진짜 마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 성우진의 노련한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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