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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케이시 머스그레이스브스 《Golden Hour》, 이게 컨트리라니!

<롤링 스톤>은 올해 3월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를 “내슈빌의 강력한 여성 주도 르네상스”로 꼽으며 “전통적인 컨트리 문법 안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이런 호평은 우선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선정될 정도의 뛰어난 작곡 실력에서 기인하지만 2차적으로는 ‘무법자(Outlaw) 컨트리’로 분류될 정도의 독특한 정체성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의 그녀를 만든 출세작 2013년 <Follow Your Arrow>는 보수적인 컨트리 팬들이 싫어할 만한 주제, 그러니까 동성 키스나 마리화나를 대놓고 권해 신에 파란을 일으켰다. 전체 맥락을 고려하면 ‘남들이 뭐라든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내용이지만 부분만 떼어내 옮기면 상당히 도발적이다. 메타크리틱 평균 90점에 달하는 찬사를 받고 있는 새 앨범 《Golden Hour》에서도 머스그레이브스는 평범한 컨트리에 안주할 줄 모른다. 결혼 영향으로 사랑노래가 늘고 몽롱한 컨트리 팝이 주되지만 몇곡은 ‘응?’ 하는 놀라움을 준다. 대표적으로 <Oh, What A World>엔 보코더가 쓰였다. 컨트리는 전통적인 밴드 사운드를 선호해 전자 장비로 목소리를 왜곡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다프트 펑크 같은 로봇 보컬을 듣고 있으면 ‘이게 컨트리야?’ 싶다. 타이틀곡 <High Horse>는 디스코 영향이 선명한 댄스 팝이다. 이름 가리고 마일리 사이러스 신곡이라 써도 믿을 편곡이다. 심지어 모바일용 화면 비율이다. 머스그레이브스는 컨트리를 하면서도 컨트리에 얽매일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