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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길리엄의 필생의 프로젝트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칸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영 결정
이화정 2018-05-10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포스터.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보다 더 화제를 모으는 것은 폐막작 소식이다. 테리 길리엄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가 법적분쟁에 휘말려 영화제가 열리고 나서도 상영이 불투명했던 가운데, 9일(현지시각) 마침내 최종적으로 상영을 결정했다. 20년 간 매달린 필생의 역작의 상영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재 테리 길리엄 감독은 뇌혈관 장애로 지난 주말 런던에서 쓰러져 영화제 참석은 불투명한 상태다.

법적 분쟁의 요지는 이렇다. 제작자 파울로 브랑코는 2016년 테리 길리엄의 ‘저주받은 프로젝트’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펀딩이 되지 않았다. 펀딩에 어려움을 겪는 제작자와 높은 비용의 촬영을 고집하는 감독 간의 갈등 심화됐고, 결국 파울로 브랑코를 제외한 다른 13개 제작사가 펀딩을 해 촬영에 착수했다. 이에 반발한 그는 법정으로 이 사건을 끌고 들어갔고 현재는 상영금지 가처분 상태. 판결 전 칸이 제작자 대신 감독의 편에 서 초청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파울로 브랑코는 그동안 칸 폐막 상영 및 개봉 반대에 나서왔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의 촬영 무산의 역사는 길다. 제작에만 17년이 걸린 프로젝트로 그간 법적 분쟁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곡절을 겪었다. 첫 버전은 2000년에 제작됐는데, 폭우로 촬영장이 망가지고, 촬영장이 나토 기지 근처라 제트기 소음으로 촬영이 불가능해지며, 돈키호테를 맡은 배우 장 로슈포르가 전립선염 등이 심해지면서 말을 탈 수 없어 무산되기도 했다. 이때의 악재를 담은 메이킹 영상이 다큐멘터리 <로스트 인 라만챠>(2002)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2009년에는 로버트 듀발을 돈키호테 역으로, 이완 맥그리거를 토비 역으로 제작 시도했지만 펀딩에 실패. 2010년 다시 로버트 듀발, 오웬 윌슨 구성으로 또 다시 제작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 과정을 거치며 시나리오가 수정됐고, 토비 역은 ‘돈키호테에 대한 영화를 찍으려 여러 번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만 감독’으로 설정됐다. 2014년 돈키호테 역으로 존 허트, 토비 역으로 잭 오코넬을 캐스팅해 제작을 시도하나, 2015년 여름 존 허트는 췌장암 판정을 받으며 또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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