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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가 맺어준 인연②]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 - 첫 멜로 자전적 경험 담았다
김현수 사진 백종헌 2018-05-16

<우리의 최선>, 우리가 남미영화의 미래다

카밀라 호세 도노소 감독과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왼쪽부터).

“전주국제영화제가 아니었다면 이번 영화는 제작될 수 없었을 거다.”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우리의 최선>의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은 “투자받기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구원의 손길을 뻗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미 4편이나 연출 경력이 있는 그이지만, “비상업적인 독립영화는 점점 제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우리의 최선>은 연극 무대 초연을 6주 앞두고 마땅한 여배우가 없어 고심하던 연극 연출자 페테르(이리 마들)가 우연히 나타난 배우 카롤리나(엘리자베타 막시모바)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극장사업에 사활이 걸린 연극 무대를 망칠 위기에 놓이는 이야기다.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마리카 소포스카)와의 사이마저 멀어지게 되면서 페테르는 남성으로서 뜨거운 사랑의 욕망과 젠더 권력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킨다. 알레한드로 감독은 갑갑한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극대화해서 담기 위해 “4:3 스탠더드 사이즈 화면비를 택했고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 놓인 인물들의 상황을 담기 위해” 흑백영화로 구상했다. 그의 형식적 고민은 인물들이 자신이 평생 신뢰를 쌓아왔던 결혼관계가 서서히 무너져내리고 또 활활 타오르는 듯했던 운명적인 만남 때문에 일상의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인물들을 희화화하기 위함이었다. “페테르의 상황과 고민에는 남성으로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알멘드라스 감독은 주로 정치적인 소재, 이를테면 국가의 정의나 지역 계층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4번째 장편을 만들고 아내와 이혼한 뒤 새로운 연인을 만나 아기를 갖게 됐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이번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으로 남녀간의 멜로를 담아보고 싶었”던 그는 1960년대 체코 뉴웨이브를 주도했던 밀로스 포먼, 이반 파사르 감독의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정 장르나 소재에 머무르기보다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그는 차기작으로 SF영화를 구상 중이다. “인공지능(AI)을 소재로 지구 종말을 다루는 영화가 될 것이며 아주 즐거운 영화가 될 것 같다. (웃음)” 현재 일본, 콜롬비아, 캐나다 등에서 합작을 논의 중이라고. 취향과 태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변형하듯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을 전주에서 또 만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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