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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녀> 눈 떠보니 1997년!
이주현 2018-05-16

거리의 노파에게 목련꽃 세 송이를 건네받은 정샹(류이호)은 목련꽃 향기를 맡고 쓰러진다. 다시 눈을 떴을 땐 고등학교 졸업식을 3일 앞둔 1997년. 과거로 돌아간 정샹은 함께 문밴드 활동을 했던 첫사랑 은페이(송운화)가 버젓이 자기 앞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은페이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을 마냥 음미하고만 있을 수 없다. 정샹은 은페이의 과거를 움직여 미래를 바꾸려 한다. 기껏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미래가 아닌 첫사랑의 미래를 바꾸려 하는 건,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 은페이의 미래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수가 되는 게 꿈인 은페이는 일본에서의 데뷔 기회가 주어지는 중요한 오디션을 앞두고 있다. 정샹은 은페이가 오디션을 보지 못하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해 방해공작을 펼치고, 그 과정에서 은페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새삼 확인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2007),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나의 소녀시대>(2015) 등 성공한 대만 첫사랑 영화의 여러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한 <안녕, 나의 소녀>는 시간을 되돌려서라도 지켜내고 싶은 소중한 꿈과 사랑을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로 풀어낸다. 첫사랑의 순수를 강조하는 장치로 복고라는 필터가 동원되고, 복고는 곧 공통의 추억을 소환한다. <안녕, 나의 소녀>는 장위성의 음악을 추억 소환의 장치로 활용한다. 199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대만 뮤지션 장위성에 대한 헌사는 영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만의 두 청춘스타 송운화와 류이호 또한 직접 장위성의 노래를 부른다. <나의 소녀시대>에서의 모습과 달리 당찬 눈빛과 태도로 춤과 노래를 멋지게 소화하는 송운화와 착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류이호의 호연이 그 시절 소년, 소녀들의 첫사랑을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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