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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커피숍 난동 수다 사건> 30대의 기분과 처지에 관한 끝없는 수다
김소미 2018-05-23

말들의 향연을 넘어서 제목 그대로 난동에 가까운 기운이 느껴진다. 어린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였던 7명의 남자친구들, 준한(김준한), 대식(류대식), 웅기(문웅기), 기국(성기국), 준영(송준영), 재영(정재영), 지훈(차지훈)이 모여 30대의 기분과 처지에 관해 끝없는 수다를 벌인다. ‘말 많은’ 영화에 기대되는 가볍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중: 난동 커피숍 수다 사건>에서도 지배적이다.

서로가 익숙하고 만만한 관계에서 튀어나오는 유머와 제스처들은 하나도, 둘도 아닌 7명이 뭉쳐서 비로소 유의미한 재미로 완성된다. 정장을 빼입은 이들이 장난기 가득한 몸짓으로 나란히 거리를 걷고, 카페에 둘러앉은 모습은 얼핏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정작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웃을 수만은 없는 사연들이 더 많다. 가난과 도태, 실망과 불안 앞에서 더욱 극적인 수다와 단체행동을 지향하는 이들의 경쾌함을 계속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7명 배우 전원이 직접 각본에 참여해 영화 바깥의 배우 자신과 캐릭터를 더욱 밀착시킨 덕분에 입말의 고유한 재미 역시 더욱 개성있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독립영화가 지닌 날것의 기운과 재기 넘치는 컨셉만으로 94분을 오롯이 견디기란 힘든 일이다. 서로를 울타리 삼아 의리로 똘똘 뭉친 이들의 세계가 나르시시즘과 자기 연민에서 자유롭다고 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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