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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관한 소소한 정보들
김현수 2018-06-06

한 솔로에 얽힌 뒷이야기

론 하워드 감독의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1977년부터 이어져온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 중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2005)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1977) 사이의 시간대를 다룬 영화다. 평화의 공화국과 제다이들이 다스 베이더와 제국군의 손에 무너지고 이어 길고 긴 암흑기가 찾아온다. 우주 곳곳에서 범죄조직이 창궐하는 가운데 우주 최고의 파일럿을 꿈꾸던 한 솔로가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는 시리즈의 방대한 세계관 안에서 인물과 배경, 사건 등 온갖 설정이 이전 시리즈와 촘촘히 엮여 있어 여기 소개하는 별들의 전쟁에 얽힌 역사를 알고 보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이 글은 기존 시리즈는 물론 이번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다.

밀레니엄 팔콘은 화물선이다

사악한 프록시마 레이디가 지배하는 코렐리안 행성은 한(앨든 이렌리치)의 출생지다. 한과 그의 연인 키라(에밀리아 클라크)를 비롯한 인간 종족은 프록시마의 감시 아래 각종 범죄에 연루된다. 이 행성의 코렐리안 엔지니어링 코퍼레이션(CEC)에서 생산된 밀레니엄 팔콘은 원활한 밀수를 위해 개조된 경량 화물선 덕분에 비밀 짐칸과 위급 시 이착륙이 용이한 특수 렌딩 기어, 공격용 포대 등이 추가로 설치됐는데 가장 뛰어난 개조 장치는 가공할 속력을 낼 수 있는 하이퍼 드라이브 엔진. 시리즈에서 한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케셀런을 12파섹에 주파”하는 이야기가 드디어 다뤄진다. 그리고 역시 이전 시리즈에서 츄바카와 R2-D2가 팔콘호의 잦은 고장을 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때마다 종종 팔콘호 시스템과 드로이드인 R2-D2가 교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 비밀 역시 이번에 풀린다. 먼 훗날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1983)에서 엔도 전투 당시 랜도(빌리 디 윌리엄스)가 한을 대신해 팔콘호를 조종하며 두 번째 데스 스타를 파괴한다. 다스 베이더의 죽음 이후 팔콘호는 30여년 동안 온갖 범죄자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에 이르러 다시금 한 솔로와 재회하게 된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한 솔로의 무기 ‘DL-44 헤비 블라스터’

1대 한 솔로인 해리슨 포드가 애용하던 무기는 개인용 화기로 쓰이는 블라스터로, 일반적인 총기 성능보다 배 이상의 화력을 낼 수 있게 개조됐다. 뛰어난 정확도와 가공할 화력을 지녔다고 해서 현상금 사냥꾼에게 적합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은 조준 실력이 뛰어나서 조준경을 떼어내고 시리즈 내내 한손 사격 자세를 유지한다. 재미있는 점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바로 이 블라스터의 유래도 밝혀지는데, 조준경이 부착된 상태로 등장해 나름의 (아직은 한의 사격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철저한 고증을 거쳤음이 증명됐다. 위 사진에 등장하는 소품은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 촬영 당시 해리슨 포드가 사용했던 제품으로, 독일 총기 회사인 마우저사의 모델 ‘마우저 C96’의 형태를 본떠 만들었다고 하여 ‘한 솔로 마우저’라고도 불린다.

피터 메이휴가 트위터에 공개한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의 오리지널 스크립트.

한 솔로는 그리도를 먼저 쐈다?

<스타워즈> 팬들에겐 오랜 논쟁거리이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었다. 그것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에 등장했던 한 솔로의 총격 장면과 관련한 궁금증이었다. 타투인 행성의 모스 에이슬리 공항 인근 술집에서 오비완 케노비와 루크 일행을 만난 한은 악당 자바 더 헛의 부하 그리도와 마주친다. 둘 사이에 언쟁이 오가다 총격으로 그리도가 사망하고 한은 그 장소를 빠져나가는데 분명 1977년 개봉판에서는 한이 무기인 블라스터를 쏴서 일방적으로 그리도를 죽이는 것으로 묘사됐다. 그런데 1997년에 재편집한 스페셜 에디션 판본에서는 그리도가 먼저 한을 향해 블라스터를 발사하자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한이 잽싸게 목을 꺾어 레이저탄을 피하고 그리도를 쏴죽이는, 마치 서부영화 총잡이들의 결투 장면처럼 바뀌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이에 대해 한이 “냉혈 살인마처럼 보이는게 싫어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 장면은 이후 2004년판 DVD와 2011년판 블루레이 판본에서 각각 재수정됐는데, 여러 개의 판본을 본 팬들은 서로 무엇이 ‘원전’인지를 두고 지난 40여년간 논쟁을 벌여왔다. 이 논란은 2016년 3월, 츄바카를 연기했던 배우 피터 메이휴가 한이 혼자서만 블라스터를 쏘는 순간이 묘사된 오리지널 스크립트를 트위터에 공개함으로써 사실상 종식됐다. 그리고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한이 먼저 블라스터를 쏘는 결정적 순간이 묘사된다. 지난 40여년간 이어져온 “한이 먼저 쐈다”는 농담 같은 진실이 시간을 거슬러 오마주되는 순간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

다스 몰, 그는 누구인가?

그에게는 토사구팽이란 사자성어가 어울린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1999)에서 무역연합은 다스 시디어스(이언 맥디어미드)의 조종 아래 나부 행성을 고립시키며 공화국 체제를 무너뜨리려 한다. 시디어스의 제자인 시스 군주 다스 몰(레이 파크)은 분쟁을 저지하려던 제다이 콰이곤 진(리암 니슨)과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와 맞붙게 된다. 이때 몰이 콰이곤을 죽이자 분개한 오비완이 그에게 복수한다 (몰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다이를 죽인 첫 번째 시스로 기록됐다). 이후 죽은 줄 알았던 몰은 끈질기게 살아나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클론 전쟁>(2008)에서도 등장했다. 그러니까 몰은 자신을 다크 사이드의 길로 이끈 다스 시디어스인 팰퍼틴 의장이 본색을 드러내며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를 사이보그 시스 군주 다스 베이더로 탈바꿈시키는 동안에도 어둠의 조직을 이끌고 있었던 것이다(심지어 다스 시디어스는 아나킨을 다크 사이드의 길로 꾀어내기 직전에 두쿠 백작(크리스토퍼 리)을 새 제자로 받아들였지만 아나킨에게 두쿠 백작마저 죽이라고 명령한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언급되는 범죄조직 크림슨 도운(혹은 그림자단)을 이끄는 최종 보스는 다스 몰로, 그는 중간 보스 격인 드라이덴 보스(폴 베타니)와 조직의 일원인 키라 역시 다크 사이드의 전통적인(?) 방식인 토사구팽의 자세로 다스린다. 이것은 마스터와 군주로 이뤄지는 시스 오더 관계가 반드시 2인1조로만 존재한다는 이상한 원칙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번에는 범죄조직 크림슨 도운 외에 자바 더 헛이 이끄는 헛 클랜 등 6개 범죄조직이 난립한다는 대사도 등장하는데 아마도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바로 이 조직들에 관한 이야기가 덧붙여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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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