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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신연정 분장감독 - 좋은 분장은 연기를 돕는다
김소미 사진 최성열 2018-06-25

“6년의 시간 동안 문정숙은 얼마나 나이가 들어 보여야 할까?” 신연정 분장감독은 극중 문정숙(김희애)이 헤쳐나가는 고된 6년의 흔적을 그의 얼굴에 드리우기 위해 오랜 기간 고심했다. “화장품 광고의 세련된 김희애의 이미지를 깨는 것”이 첫 번째였다. 실존 인물과 비슷하게 단발을 고집한 민규동 감독과 의견을 조율해 애초에 예정된 짧은 단발에서 조금 더 길이를 늘렸다. “길이가 너무 짧으면 변화를 적용시킬 여지가 너무 없기 때문”이라는 게 베테랑의 노하우였다. 헤어의 모양, 새치의 느낌, 얼굴에 표현할 기미와 주근깨까지 일일이 시안을 준비한 신연정 분장감독이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파일을 건넸을 때, 김희애의 대답은 ‘잠깐의 망설임도 없는 오케이’였다. 오히려 더 피곤하고, 더 나이들어 보였으면 좋겠다고 고민하는 배우로 인해 힘들었을 정도다. 때문인지 “개봉 전 진행된 시사에서는 6년 동안 할머니들은 그대로인데 문정숙만 너무 나이가 든 게 아닌가 하는 반응까지 나왔다”고 한다.

신연정 분장감독은 노역 분장에서 “실제 배우의 나이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각자가 지닌 약간의 기미나 점 같은 것을 드러내면” 더 자연스러워진다는 게 신연정 분장감독의 생각이다. 김해숙은 이번 영화에서 “로션 하나만 바르고” 나왔고, 예수정은 “기존의 염색한 은발에 짙은 회색을 입혀” 일체의 메이크업도 하지 않았다. 이용녀는 치매를 앓는 설정을 위해 대강 툭툭 자른 듯한 단발 느낌이 나게 머리를 잘랐다. 신연정 분장감독은 캐릭터별 컨셉을 설명할 때마다 실제 배우와 논의한 과정을 상세히 들려줬다.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이유를 묻자 “배우가 편하게 느끼는 분장이 중요하다”라고 답한다. 분장은 곧 배우의 몸이 되고, 그 몸에서 좋은 컨디션과 연기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할렐루야>(1997)의 분장팀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신연정 분장감독은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자신의 분기점으로 삼는다. 영화계 생활에 지쳤을 때쯤, “스승인 김선진 분장감독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분장팀장 일을 권했다”. 컨셉이 확실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신연정 분장감독에게 작업의 재미를 되찾아줬다. “의미 있는 영화들을 꾸준히 맡고 싶다”는 신연정 분장감독은 현재 박용집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두번 할까요?> 작업에 한창이다.

앞치마

촬영현장에서 신연정 분장감독과 언제나 한몸인 물건이 있다. “20년간 촬영장에서 늘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어떤 현장이든 늘 함께 다닌 유일한 물건이 아닐까 싶다. 주머니 속엔 분장에 필요한 제품들과 함께 콘티(촬영 계획이 담긴 그림 대본)를 꼭 넣고 다닌다.”

분장감독 2017 <허스토리> 2014 <파일: 4022일의 사육> 2014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2 <공범> 2010 <여의도> 2010 <마음이2> 2010 <헬로우 고스트> 2009 <서서 자는 나무> 2009 <나쁜놈이 더 잘잔다> 2009 <의형제> 2009 <채식주의자> 2008 <스토리 오브 와인> 2008 <추격자> 2005 <6월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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