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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가이드⑥] 특별전 '시간을 달리는 여자들: SF영화에서의 여성의 재현'

괴물이거나 악녀이거나 혹은 영웅이거나

<화성의 유령들>

부천영화제 특별전 ‘시간을 달리는 여자들: SF영화에서의 여성의 재현’이 개최된다. 이 특별전은 지난해 영화제에서 공포영화에서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다룬 특별전 ‘무서운 여자들: 괴물 혹은 악녀’에 이은 장르영화에서의 여성 재현을 탐구하는 시리즈 제2탄으로, 다양한 SF영화 속 여성을 살펴본다. 여성이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공포를 다룬 작품, 여성 영웅을 다룬 작품, 여성과 남성의 지위 역전을 통해 남성 권력을 통찰하는 작품 등 총 6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스텝포드 와이브스>(1975)는 현대사회의 여성이 느끼는 위화감과 공포를 SF로 비유한 작품이다. 남편, 아이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꿈꾸며 살기 좋은 마을 스텝포드로 이사한 조안나는 너무 완벽하고 이상적인 아내 역할을 수행하는 스텝포드의 여성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고, 스텝포드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악마의 씨>(1968)의 원작 소설을 쓴 아이라 레빈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악마의 씨>에서처럼 여성을 소유물처럼 대하는 남성과 사회에서 공포가 발생한다. <겟 아웃>(2017)에 영향을 준 영화이기도 하다. <에이리언>(1979)과 <화성의 유령들>(2001),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블랙 앤 크롬>(2015)은 여성 영웅을 다룬 작품이다. <에이리언>은 SF영화의 고전으로, 혹성탐사 중 발견하게 된 에일리언과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등 명감독들이 거쳐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성적 메타포로 가득 찬 독특한 괴물, 에일리언의 출현과 더불어 이전의 할리우드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리플리라는 강인한 여성 영웅의 등장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우주선이라는 밀실에서 벌어지는 에일리언과의 사투가 어느 속편보다 공포와 긴장감을 유발한다. <화성의 유령들>은 식민지가 된 미래의 화성을 배경으로 인간의 몸을 점령한 화성의 유령들에 대항해 여성 경찰 멜라니와 범죄자 윌리엄이 콤비를 이뤄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는 B급 액션영화다. <할로윈>(1978), <괴물>(1982) 등 컬트영화로 유명한 존 카펜터 영화로, <플래닛 테러>(2007)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블랙 앤 크롬>은 독재자 임모탄 조의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가 임모탄의 아내들을 구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퓨리오사는 여성 영웅이자, 공감하고 절망하기도 하는 민중 영웅, 소수자의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이미 두 차례나 재개봉했을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영화로 부천영화제에서는 블랙 앤드 크롬 버전으로 상영된다.

<에이리언>

다음으로 <섹스미션>(1984)은 여성이 지배하는 미래 사회를 통해 남성 중심 사회를 통찰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80년대 냉동인간 실험에 참가해 3차대전 이후의 여자만이 존재하는 미래 사회에서 눈을 뜬 두 남자는 여자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당혹감을 느낀다. 자유를 억압하는 1980년대 동구권 사회를 SF로 풍자한 영화이며, 남성 지배자와 다르지 않은 여성 권력자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남성 사회의 우스꽝스러움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풀 몬티>(1997)처럼 자조의 웃음이 있는 영화다.

한편 <백색밀실>(2017)은 말 그대로 지위의 역전을 통해서 인물을 탐구하는 영화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 내전이 일어난 영국을 배경으로 백색 밀실에서 고문을 당하는 한 여자와 고문을 가하는 밀실 밖의 남자를 보여준다. 그리고 초반부 이후 영화는 5일 전으로 돌아가 밀실 밖 고문을 가했던 남자가 밀실 내에서 고문을 당하고, 여자가 밀실 밖에서 고문을 가하는 장면으로 바뀐다. 영화는 내전이라는 상황을 소재로 딜레마에 빠진 인물들을 통해 인권 문제를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해보길 요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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