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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햇살과 같이 그가 왔다
임수연 2018-08-15

16살 소녀 루나(레티샤 클레망)는 낙태를 앞두고 있다. 루나의 남자친구 루벤(줄리앙 보데)은 수술 당일 연락도 하지 않는 한심한 인간이다. 루벤의 생일날, 루벤과 루나 그리고 친구 무리는 파티를 벌이던 중 그들의 아지트에 낙서 아트를 한 알렉스(로드 파라도)를 발견하고는 집단 폭력을 가한다. 그의 바지까지 벗기며 수치심을 안겨준 몇주 뒤, 루나는 자신이 일하는 농장에서 알렉스를 마주치게 된다. 다행히 알렉스는 머리 스타일을 바꾼 루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결국 루나는 루벤의 무리로부터 알렉스와 거리를 두라는 압박을 받는 한편 자신이 과거에 폭력의 가담자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루나>는 로맨스 장르의 기존 서사를 따르면서, 또래 집단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10대 청소년의 특성을 성실하게 포착한다. 소속 그룹의 분위기에 쉬이 휩쓸리며 경범죄도 저지르던 주인공의 원래 연애는 명백한 폭력을 감내해야 하는 가스라이팅의 연속이었다. 그랬던 그가 알렉스의 섬세함과 친절함을 경험하며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전개가 설득력 있다. 무엇보다 루나의 연애가 맞닥뜨리는 장벽이 성장과 로맨스 서사 모두에 있어 신선한데, 이를 무리하게 봉합하지 않는 태도가 눈에 띈다. 영화의 타이틀롤을 흡인력 있게 연기한 신예 레티샤 클레망의 발견 또한 반가운 지점. 엘자 디링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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