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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콘 탐방기①] 한국계 슈퍼히어로 ‘아마데우스 조’의 아버지 그렉 팍을 만나다
김현수 사진 최성열 2018-08-16

히어로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

정치와 역사를 전공하던 학생에서 영화감독이 됐던 그렉 팍은 다시 코믹스 작가로 전업한 뒤 지난 10여년간 마블과 DC 코믹스를 오가며 굵직한 작품과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우주 행성으로 날아가 글래디에이터로 활약하던 헐크와 한국계 미국인 슈퍼히어로 아마데우스 조가 바로 그가 탄생시킨 인기 캐릭터다. 수많은 차별과 편견을 딛고 일어서 성공한 그가 코믹스 작가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21세기의 슈퍼히어로에 대해 애정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얼마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인가.

=14년 전에 연출작 <로봇 이야기>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됐을 때 <씨네21>과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코믹스 관련 일로 참여하게 되어 더 기쁘다.

-지난 14년 동안 영화감독에서 코믹스 작가로 전업해 <헐크: 플래닛 헐크> 등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당시 새로운 작가를 찾던 마블의 에이전트가 영화 <로봇 이야기>를 보고 코믹스 작가를 제안했다. 당시 영화는 장편으로서는 부적합한 옴니버스 형태의 이야기였는데 코믹북의 형태로는 적절했다. 마블로선 SF 장르 안에서 사랑과 죽음 등 인간의 따뜻한 심리를 건드리는 분위기를 좋게 평가한 것 같았다.

-한국 팬들에게는 <헐크: 플래닛 헐크>의 작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헐크를 우주로 내보내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됐나.

=나는 헐크를 가장 좋아한다. 내가 여러 차례 헐크를 그리고 싶다고 사방에 이야기하고 다녔더니, 마블쪽에서 어느 날 헐크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며 헐크가 우주 행성에 불시착하는 스토리를 제안했다.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웃음) 기본적인 설정 뼈대만 빼고는 캐릭터와 사건 모두를 내가 자유롭게 창작했다.

-그럼 ‘아마데우스 조’ 역시 마블에서 기본 아이디어를 제공했나.

=역시 마블쪽에서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여러 캐릭터를 제시하며 이중에서 하나를 골라 새로운 캐릭터의 기본 설정으로 사용하라고 일러줬다. 나는 마스터마인드 엑셀로라는 예전 캐릭터를 바탕으로 아마데우스 조라는 지능적인 천재 슈퍼히어로를 만들었다.

-21세기의 히어로를 창조하고 있다.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뭔가.

=한 가지 대답으로 정의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만들어내는 캐릭터마다 성격도, 살아온 환경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그들을 통해 복잡한 세상에서 옳은 일을 하는 삶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걸 즐긴다. 슈퍼히어로든, 일반인이든 이 세상에서 과연 어떤 일이 정말 옳은 일인가를 판단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한편 꼽는다면.

=<7인의 사무라이>(1954)를 가장 좋아한다. 왜 좋아하느냐고?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이 모여서 옳은 일을 하는 이야기에 끌리는 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글로 정리하고 싶다. (웃음) 특히 시무라 다카시는 환상적인 배우다.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를 사랑한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그려나가고 싶나.

=지금 이 시대는 증오와 혐오, 차별과 폭력의 시대다. 나는 어떤 캐릭터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릴 것이다. 겉모습만으로 누군가를 속단하는 편견을 없애는 것, 내가 작가가 되기로 한 이유다. 수많은 혐오와 차별이 존재하는 삶에서 내게 스토리텔링은 생존 수단이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쓸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작가로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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