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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서치> 용씨네 PICK GV
김현수 사진 최성열 2018-08-24

기존 영화의 문법과 새로운 스타일이 만났다

“단조로운 플롯을 지녔으나 참신한 형식으로 이뤄진 영화다.” (장영엽) “컴퓨터 배경화면만으로도 한편의 영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다.” (김현수) 올해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마자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서치>가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용씨네 PICK의 두 번째 영화로 선택됐다. 8월 22일 CGV용산아이파크몰 4관에서 열린 <서치>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씨네21> 장영엽 기자는 “<서치>는 할리우드 실정상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아시아계 미국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임을 강조하며, 이 영화가 두번째 행사의 선정작으로 부족함 없는 이유를 밝혔다.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장편 데뷔작 <서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딸의 행적을 찾던 아빠가 그녀의 노트북에서 딸에 관한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토대로 사건을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를 두고 그저 뻔한 스릴러영화일 거라고 넘겨 짚으면 금물. 관객이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는 것은 주인공 아빠와 딸의 노트북 배경화면뿐이라는 점이 <서치>를 비범한 영화로 만들어주는 독창적인 형식상의 특징이다. 김현수 기자는 이에 대해서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영화가 지닌 형식상의 틀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하면서 “1인칭 시점만으로 이뤄진 영화나 모큐멘터리의 일종인 파운드 푸티지를 소재로 활용하는 공포영화들이 <서치>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통적인 영화적 형식에 반기를 든 영화들”이었음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특정 시점에서만 보이는 배경화면을 보여주는 영화의 형식은 <서치>가 처음이 아니”라고 말하며 SNS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를 소개했다. 장영엽 기자는 공교롭게도 두 영화를 모두 제작한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독특한 시점을 활용한 형식에 주목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감독 스스로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형태를 ‘스크린라이프’라 이름 짓고 그에 관한 영화를 꾸준히 만들게 된 사연도 소개했다(감독의 자세한 사연은 <씨네21> 이번호 48쪽 기획 기사에서 확인 가능하다.-편집자) 김현수 기자는 <서치>의 형식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단순히 컴퓨터 배경화면을 영화 내내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딸이 납치되는 순간을 묘사할 때는 스크린세이버 기능을 활용해서 미장센을 만들어내는 연출 감각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장영엽 기자도 이 장면을 두고 “아니시 감독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후로 넣을지 말지를 여러 차례 고민했다는 장면”이라면서 “아니시 감독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장면의 쓰임새를 아주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서치>

<서치>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배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장영엽 기자는 배우 존 조에 대해서 ”얼마 전 할리우드에서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 때 SNS에 존 조 캐스팅 운동(#starringjohncho)이 일었다. 그것은 그만큼 할리우드에서 가장 저명한 아시아계 배우가 존 조임을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또한 “스릴러영화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주연을 맡는 사례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서치>는 기념비적인 영화라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엄마 역의 배우 사라 손이 과거 손담비, 가희 등과 함께 한국에서 ‘에스블러쉬’라는 걸그룹으로 잠깐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갔던 독특한 이력도 소개했다. 김현수 기자는 아니시 차간티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반드시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을 등장시키겠다고 마음먹은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존 조 자신도 <해롤드와 쿠마>(2004)에서 백인들에게 무시당하는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를 희화화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올린 배우다. 그런 그가 <서치>의 주연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이 영화가 지니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로부터 가장 열렬한 반응을 이끈 이야기는 장영엽 기자가 LA에서 직접 감독과 배우를 만나고 온 안현진 통신원으로부터 전해들은 뒷이야기였다. 안현진 통신원에 따르면 “아빠 데이빗의 컴퓨터 배경화면에서 보이는 아이메시지 창, 초반에 그가 우연히 보게 되는 인터넷 뉴스, 그리고 반전을 알아차릴 수 있게끔 설정해놓은 장치 등 감독이 영화의 결말이나 추리 과정을 유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영화 속에 숨겨놓았다”고 전해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날 늦게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과 함께 장영엽, 김현수 기자는 아니시 차간티 감독이 영화학교 재학 시절 단편영화를 만들어 구글에 입사까지 하게 된 사연을 비롯해서 영화의 반전 결말이 전해주는 메시지 등에 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장영엽 기자는 한마디로 <서치>는“기존 영화 문법을 충실히 따르되, 새로운 방식을 많이 사용한 영화”라고 정리했고 김현수 기자도 “참신한 독립영화를 만든 후에 할리우드의 대작 영화를 맡는, 이른바 성공한 신인감독의 수순을 밝고 있는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된다”고 말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1991년생인 아니시 차간티 감독에게선, 기성감독들에게서 쉬이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신인감독들의 활약은 <씨네21>과 용씨네에서도 계속해 주목할 것이다. 용씨네 PICK의 다음 선정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매달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씨네21>의 독자 인스타그램과 CGV 홈페이지 및 모바일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