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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디스클로저 <Where Angels Fear To Tread>, 히트보다 귀한, 새로움

요즘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차트를 보면 클럽에서 인기 있을 만한 곡들은 별로 없다. 대부분 유튜브나 스포티파이를 겨냥한 팝 EDM이다. 언더그라운드 팬덤에 만족 못한 아티스트들이 장르 밖 청중들까지 사로잡으려 노력하면서 클럽 음악으로 탄생한 하우스가 클럽 음악 성격을 점점 잃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음악 제작 방식도 팝을 따라가는 분위기다. 작곡가들로부터 받은 데모 중 마음에 드는 곡을 골라 자기 색깔을 넣어 발표하는 것이다. 물론 프로듀서가 곡의 모든 부분을 혼자 다 할 수도 없고 그게 의무도 아니다. 하지만 방구석 작품이 세상을 바꾸는 신화가 사라지고 히트를 위한 산업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해진다.

이런 와중에 디스클로저의 신곡들은 놀라움을 준다. 누구보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그들이 최근의 팝 흐름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하우스의 뿌리에 충실한 곡들을 발표했다. 그루브, 비트, 샘플링, 신시사이저가 전면에 나선다.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매일 한곡씩 무려 다섯개의 신곡을 내놓았다. 그중 <Where Angels Fear To Tread>는 고전 <Fools Rush In>의 포 프레시멘 버전을 샘플링했다. 그룹은 요즘 재즈 아카펠라에 빠져 있다고 한다. 히트보다 새로움을 우선하는 그들이 어느 때보다도 멋있어 보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