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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영화제, 11월 23~25일 서울극장에서 개최

알아야만 하는 세상에 대하여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공포가 혐오로 바뀌더니 점점 짙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남미 국가들의 난민 혐오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왜곡된 가짜 뉴스다. 물론 여기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전쟁과 가난, 참혹한 현실로부터 도망쳐 ‘산다’는 행위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난민은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잘 모른다. 언제나처럼 한차례 걸러진 세계 뉴스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타인이 내 삶에 위협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세계의 분쟁과 재난,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쓰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국경없는영화제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전세계가 한 발짝 우측으로 움직이며 우파의 포퓔리슴 공격이 더해지는 가운데 올해 국경없는영화제의 주제는 ‘생명을 살리는 외로운 싸움’이다. 이번 영화제는 병원 폭격, 결핵, 이주민, 난민, 파괴되는 문화유산을 주제로 총 7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영화들은 폭격으로 무너진 분쟁 지역 의료 시설 현장, 질병과 싸우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특히 <최전선을 지키는 의사들: 난민, 그들의 험난한 겨울>은 올해 처음 공개되는 영화로 난민의 현실을 더욱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증언한다. 영화는 쌍둥이 의사 크리스와 알렉스를 따라간다. 이들은 2주 동안 그리스 레스보스에서 발칸반도를 거쳐 독일과 프랑스로 들어가는 난민과 동행한다. 한겨울 기나긴 여정에 오르는 난민과 동행한 두명의 의사는 난민이 집을 떠나 차가운 바다를 건너 길을 떠나는 과정을 돕는다. 단신 기사로 총 몇명의 난민이 들어왔다는 내용만 접했던 우리에게 ‘그들이 걸어온 길’에 대해 환기시키는 영화가 될 것이다. 떠난 곳과 도달한 곳이 있다는 것은 길고 긴 여정을 거쳤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질병과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난민의 현실이 영화에 담겨 있다. 상영 후 현장 토크도 진행할 예정이다. 각 주제 전문가들의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 영화가 다루는 이슈에 대해서 깊이 있는 토론이 진행된다.

<아프가니스탄: 화염에 휩싸인 병원>도 주목해야 할 상영작이다.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경없는의사회 외상센터에 처음 폭격이 떨어진 것이 2015년이다. 이전에는 병원은 폭격하지 않는 것이 전쟁의 규칙이었다면, 이제 그 규칙마저 깨어진 곳에서 일하는 최전방의 의사들의 두려움을 다룬 영화다. <부서진 기억들>은 파괴된 문화유산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분쟁 속에서 사람만큼 많이 폭격되는 것이 문화유산이다. 무력 분쟁 속에서 예술품과 건물 등의 문화유산도 분쟁 목적에 의해 파괴된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유산들이 파괴되었다. 이어지는 현장 토크에서는 전쟁지대의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국제법이 지니는 한계와 문화유산 보전과 인권 사이의 연결점을 살펴본다. 국경없는영화제에서는 이외에도 <뉴 바바리아니즘> <결핵: 무자비한 킬러> <어플릭션> <위험한 곳으로 더 가까이> 등 7편의 영화가 서울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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