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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 도경수 - 홀로 자유롭게
임수연 사진 백종헌 2018-12-04

배우 도경수가 아닌 엑소 디오를 생소해하는 이들이 잘 모르는 세 가지. 그는 그룹의 ‘메인 보컬’이고 (본인은 기자에게 적극 부인했지만) 연습생 기간에 비해 춤을 잘 추는 멤버로 유명하며 처음부터 연기하는 멤버는 아니었기에 <카트>(2014) 전에는 연기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다. 드러난 재능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그것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도경수는 첫 원톱 영화 <스윙키즈>로 본인의 영역을 성큼 더 확장할 예정이다. 우울한 소년을 주로 연기해온 그가 탭댄스를 추고, 호기로운 북한군 포로 로기수로 분해 캐릭터 변신을 꾀한다. 도경수가 갖고 있었지만 아직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여기에 있다.

-<카트>와 <7호실>(2017)에서 아르바이트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가난한 청년, <신과 함께> 시리즈의 관심사병 원 일병 등 어두운 내면을 가진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스윙키즈>의 로기수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도 분명 내 안에 있지만, 나에게는 로기수처럼 남자답고 호기로운 면도 있다. 그룹에서는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보니 다른 멤버가 말을 많이 하면 굳이 나서지 않게 됐다. 그래서 주로 조용한 모습이 노출된 것 같은데,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시끄럽고 장난도 잘 치는 편이다. 그동안 많이 보여주지 못한 내 안의 장난기를 극대화해서 <스윙키즈> 촬영장에서 잘 놀았다. 내년 2월에 방송되는 엑소의 리얼리티 예능을 보면 알 수 있다. 찍을 때 엄청 까불었다. (웃음)

-로기수는 미군이 추는 탭댄스에 매료되어 ‘스윙키즈’ 멤버들과 포로수용소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한다. 시나리오를 보니 단순히 춤만 잘 춰서 되는 캐릭터가 아니더라. 처음에는 잘 못 따라하다가 죽어라 연습한 후에는 정말 잘 추게 되고, 마음이 앞서서 잘 추던 춤을 엉망으로 하는 모습까지 세세하게 차이를 두고 연기해야 했다.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항상 탭댄스를 했던 게 아니어서 잘 추지 못했을 때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고 이를 연기에 녹여낼 수 있었다. 탭댄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대부분 손이 경직되고 발에 신경 쓰느라 땅만 보게 된다. (시범을 보이면서) 이렇게 팔도 어색하게 굳는다. 영화를 보면 초반의 로기수는 바닥만 쳐다본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그외에 <스윙키즈>를 하면서 가장 큰 과제로 다가왔던 것은.

=50년대 한국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내가 전쟁 포로의 심리에 공감하는 것. 그래서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사투리도 많이 고민했다. 북한어 선생님이 한국영화에서의 북한어가 실제와 많이 다르다고 했는데, 우리는 접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 않나. 지역마다 사투리도 다 다르다더라. 로기수가 평양 사투리를 쓴다는 설정을 잡고 선생님의 억양을 열심히 따라했다. 삭발은…. 그냥 너무 좋아하며 머리를 밀었다. (웃음) 원래도 긴 머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스윙키즈> 때 한번 삭발하고 나니 너무 편해서 기르는 것을 잘 못하겠다. <스윙키즈>는 메이크업도 안 해서 촬영 준비하는 데 5분도 안 걸렸다.

-탭댄스의 세계에 매료되면서 이념 등 다른 것은 모두 잊게 되는 로기수를 연기하면서 평소 억눌려 있던 게 발산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언제 제일 짜릿하던가.

=항상 짜여진 안무로 단체 군무를 추다가 <스윙키즈>에서는 혼자 자유롭게 춤을 췄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또 로기수는 망치를 들고 말을 막하는 친구다. (웃음) 말을 가리지 않고 툭툭 던지는 것도 평소에는 거의 안 하는 일이라 재밌었다.

-시나리오를 보니 형 로기진과의 관계가 핵심인 것 같던데.

=형과의 이야기 자체가 많지 않은데 그 장면이 모두 중요하고, 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설정이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로기진 역의 김동건이 키가 엄청 크고 덩치 있는 모델 출신인데 정작 나보다 5살 동생이다. 실제로 내게 형이 있는데, 어렸을 때 형이랑 어떻게 놀았는지를 떠올리며, 아마 기수와 기진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시대 배경이 달라도 결국 형제는 똑같지 않을까.

-배우에게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감정이 다운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바로 가수 스케줄까지 소화하는 것을 보며 ‘저 배우는 어떻게 캐릭터와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까’ 하고 궁금했다.

=음, 그럴 새가 아예 없다. 현장에서 딱 캐릭터에 집중하고, 바로 평소 모습으로 돌아간다. 엑소는 잘 짜여진 포맷이 있는 안정된 곳이라 가능한 일 같다. 배우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가수 활동에 몰입하고, 이때 작품 캐릭터는 다른 뇌에 남아 있는 거다. 때문에 엑소와 연기 활동 병행은 가능해도 작품 두편을 동시에 찍는 건 절대 못할 것 같다.

-지난해 <7호실>에 이어 올해 경수씨를 만나며 느낀 게, 정말 ‘척’을 안 한다는 거다. 화려한 아이돌이지만 배우일 때는 유독 아픈 청춘을 연기하고,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는 행보를 근사한 말로 표현할 법도 한데.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해봤다. 어떤 작품, 어떤 물건, 어떤 행동에 의미 부여를 한다고 진짜 달라지는 건 없지 않을까. 그냥 있는 그대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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