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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제임스 완 감독, “아쿠아맨은 ‘에코 워리어’다”

<아쿠아맨> 현장에서의 제임스 완 감독(왼쪽 두번째).

-<아쿠아맨>의 연출을 결정한 이유는.

=몇년 전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아직 <저스티스 리그>(2017)가 나오기 전이었다. 그 때문에 이 영화에 더 매력을 느꼈다. 슈퍼히어로영화를 만든다면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다. <아쿠아맨>은 많은 슈퍼히어로 중에서도 다르게 보였다. 특히 과거에 영화화가 시도된 적도 없었고.

-어떤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나.

=코믹북이 가장 큰 영감을 줬지만, <BBC>의 <살아 있는 지구>나 <블루 플래닛> 같은 다큐멘터리도 중요한 참고 대상이었다. 바다와 그 속의 생명체를 담은 영상은 놀랍다. 지구 자체가 마법 같아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판타지적인 요소를 추가했지만 <아쿠아맨>의 세계는 우주도 아니고, 다른 차원도 아닌 바로 이 지구의 실제 아름다움에 기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물과 친한지.

=절대 아니다. 수영은 좀 하지만. (웃음) 이 모든 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1975) 때문이다. 어릴 적에 <죠스>를 본 뒤 침대 밖으로 발을 내놓는 것도 무서워했다. 상어가 발을 물까봐. <죠스>가 분명 내 어린 시절에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다. (웃음) 하지만 자연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다. 이번 작품의 테마 중에서도 환경오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쿠아맨>을 만들면서 환경보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테마를 과하지 않게 이야기에 녹여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중요한 요소였고, 코믹북에서도 아쿠아맨이 자연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응징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말하자면 아쿠아맨은 ‘에코 워리어’다.

-수중촬영은 수많은 감독들의 기피 대상이다. 촬영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나.

=솔직히 감독들은 ‘워터무비’를 만들기 싫어한다. (웃음) 수중촬영은 너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물론 많은 장면들이 수중공간을 재현한 특수효과이긴 했지만 <아쿠아맨>을 만들면서 물에 젖지 않고 어떻게 촬영하겠나. 초반에 나오는 잠수함 장면만 해도, 거대한 워터탱크 안에 잠수함 세트를 만든 것이다. 극중 잠수함이 기능을 상실해 다량의 물이 들어오는데, 엄청난 규모의 세트를 제작해 탱크째 물을 투입했다. 물에 잠기면 다시 건져올려서 말린 후 또다시 반복했다. 물의 파괴력은 대단하다. 임시 세트였기 때문에 촬영 중 예기치 못하게 파손된 부분들이 많이 생겼다. 여기저기 무너지고….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수영장에 쓰는 소독약을 썼기 때문에 스탭들 눈이 많이 충혈되어 힘들어했다.

-<아쿠아맨>이 묘사하는 7개 왕국 중 특히 트렌치에 대한 묘사가 인상 깊었다.

=나는 모든 장면이 코믹북에서 그대로 나온 듯 보여지길 바랐다. 모던 디지털 아트라고나 할까. 바닷속과 표면을 스플리트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가 영화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이미지가 되기를 바랐다. 수년 후에도 이같은 이미지로 이 작품이 기억되기 바란다. 흥행 결과를 떠나서 “저 장면은 <아쿠아맨> 같아”라는 말이 나오도록 말이다.

-음악도 흥미롭더라.

=알아줘서 고맙다. 올드스쿨 브룩하이머 영화를 원했다. (웃음) 클래식하고 로맨틱한 음악이 테마로 필요했지만 아틀란타 왕국에서는 올드스쿨 느낌의 1980년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원했다.

-니콜 키드먼의 액션 장면에서는 홍콩영화의 느낌을 받았다.

=(웃음) 어릴 적에 많이 봤으니 은연중에 녹아들었을 수 있다. 아틀란타인의 무술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원 테이크로 카메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 아시아계 감독인데, 특별히 임하는 자세가 있다면.

=당연히 늘 나의 정체성을 생각한다. 캐스팅을 할 때도 아시아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계 배우와 감독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주어진 해였다. 나에게도 그들의 성공이 큰 의미를 주었다. 과거에 내가 스튜디오 영화에 아시아계 배우 캐스팅을 주장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추세가 바뀌고 있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아쿠아맨> 속편도 연출할 의향이 있나.

=속편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관객에게 달렸다. 그리고 내가 미신을 좀 믿는 편이다. 속편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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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