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시 존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퀸시 존스의 음악과 삶>을 봤다. TV용 사운드 바를 하나 장만한 기념이었다. 퀸시 존스가 누군가. 대중음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높은 성취를 거둔, 속된 말로 ‘말도 안 되는 전설’이 바로 그다. 퀸시 존스의 출발은 재즈였다. 트럼페터로 당대 일류였던 그는 프랑스에서 클래식을 배운 뒤 영화음악가로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흑인 뮤지션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뮤지션/밴드와의 작업을 통해 퀸시 존스는 쉴 새 없이 히트곡을 쏘아올렸다. 그중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로 일궈낸 업적은 뭐,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딱 세 장면을 언급하고 싶다. 케네디 센터 아너스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뒤 열린 축하 공연에서 평생 친구였던 레이 찰스가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라며 노래했을 때 눈시울을 붉히던 장면, 2016년 개관한 흑인 역사문화박물관의 총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개관을 이끌어낸 장면, 마지막으로 브러더스 존슨의 1980년 히트곡 <Stomp>를 프로듀스하던 장면이다. 이 노래를 매만지던 그의 얼굴은 행복감과 성취감으로 충만해 보였다. 2018년도 어느새 저물어간다. 연말을 지인들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면 다 같이 이 곡을 들어보길 권한다. 성취감은 보장할 수 없어도 행복감만큼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리듬에 맞춰 댄스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