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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자유로운 뮤지션 ‘빅토르 최’
이화정 2019-01-09

1981년 레닌그라드, 젊은이들이 뒷문으로 몰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당시 구소련에서 금기시된 자유사회의 상징인 록음악 공연이 한창이다. 그룹 주파크의 리더인 마이크(로만 빌릭)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록 신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뮤지션. 아름다운 여인 나타샤(이리나 스타르셴바움)와 결혼 생활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크 무리의 여름 여행에 빅토르 최(유태오)가 나타난다. 재능 있는 신참 뮤지션 빅토르는 어느덧 마이크와 음악 동지들의 일원이 되어가고, 한편으로 나타샤와 사랑에 빠져 갈등한다.

<레토>를 한창 촬영하던 2017년은 러시아의 영웅인 뮤지션 빅토르 최의 탄생 55주년이 되던 해였다. 그가 28살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한 이후, 지난 시간 동안 그를 영화화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레토>는 그 무수한 열망을 수렴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기대했던 전기영화의 틀을 벗어난다.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시대의 아이콘의 무게를 덜어내고, 자유를 갈망했던 아티스트의 ‘영혼’만 가볍게 담아냈다. 흑백 화면 속 암울하고 억압받던 아티스트들의 ‘현재’ 사이로 불쑥불쑥 영화를 벗어난 ‘해설자’의 멘트와 함께 이질적인 영상이 난입한다. 금기와 제약, 폭력이 없는 무대와 거리가 MTV식 화면, 펑키한 컬러 화면 안에 경계 없이 펼쳐진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방식으로 그 치열했던 청춘에 보내는 애틋한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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