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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영화㉓] <오케이! 마담> 이철하 감독 - 기내식이나 쟁반 등 도구 활용한 액션도 생각 중
임수연 사진 백종헌 2019-01-16

제작비 10억원, 비수기 개봉, 100만 관객 돌파. ‘알짜 흥행’으로 충무로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날, 보러와요>(2015)의 영화사 올과 이철하 감독이 다시 뭉쳤다. 엄정화 주연의 비행기 하이재킹 영화라는 기획부터가 신선하고, 공동 제작사로 사나이픽처스가 합류하면서 판이 커졌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잠시 들러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했는데, 영화를 둘러싼 전반적인 기운이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초입부터 받았다. 이철하 감독은 “여성 주연의 비행기 하이재킹 액션 코미디라고 하면 작은 소동극을 예상하는 분도 있지만, 우린 좀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이 프로젝트의 감독으로 합류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고 들었다.

=원래 스케일 크고 빠른 편집을 보여주는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좋아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성룡의 <폴리스스토리> 시리즈, <쾌찬차>(1984) 같은 영화를 보고 자랐으니까. 사실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를 끝내고 2009년쯤 준비했던 차기작도 여성 주연 액션영화였는데, 잘 안 돼서 대신 다른 공포영화를 찍게 됐다. 그러다 영화사 올 김윤미 대표를 만나 <날, 보러와요>를 찍고, <오케이! 마담>까지 오게 된 거다. 사실은 내가 하고 싶다고 좀 조른 부분도 있다. 익숙한 소재인 것 같지만 요즘 트렌드, 옛날 할리우드 감성과 홍콩영화의 마셜 아트 느낌을 잘 녹여내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일차적으로 든 생각은 사나이픽처스와 여성 주연 액션영화의 조합이 의외라는 거였다. (웃음)

=한재덕 대표가 하고 싶어 한다길래 나도 처음에는 놀랐다. 한팀이 된 후 얘기를 해보니 사나이픽처스도 좀 다른 영화를 하고 싶었다더라. 아무래도 사나이들이 나오는 피칠갑 누아르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는데,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오케이! 마담> 시나리오가 리프레시의 의미도 있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덕분에 엄정화 배우를 서포트할 남자배우로 박성웅부터 배정남까지 쭉 캐스팅이 성사되고, 큰 작품을 만드는 노하우가 쌓인 제작사라서 좀더 스케일을 키워 갈 수 있게 됐다.

-거의 비행기 안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액션 짜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

=비행기에서 가능한 액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창의적인 변형이 필요했다. <강철비>(2017)를 했던 최봉록 무술감독에게 성룡 영화나 홍콩의 레트로풍 액션을 제안했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맞춰가는 중이다. 일단은 상체 위주의 타격이 많고, 기내식이나 맥주 캔, 쟁반, 뜨거운 물 등 도구를 활용한 액션도 생각 중이다. 배우들이 대역을 쓰지 않고 실제로 할 수 있는, 그들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는 무술이기도 하다.

-한정된 장소가 비주얼적으로 심심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서 실제에 가까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박일현 미술감독과 연구 중이다. 촬영과 공간에 특이성을 주기 위해 비현실적인 공간감을 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접근하면 이 영화에는 단점이 될 것 같았다. 연기나 상황이 약간 붕 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비행기처럼 보여야 한다. 에어버스 300 기종 느낌으로, 통로도 70cm로 좁게 가는 대신, 카메라는 공중에 레일을 달아 설치하려 한다. 세트도 CG로 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그대로 제작하기로 했다. 좌석도 거의 만석으로 갈 거라 조·단역 배우들의 동선과 상황에 대한 리허설이 필요하다. 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미장센에 들어가니까.

-기존에 보도된 기사에는 미영의 캐릭터 설명이 ‘억척스럽다’고 되어 있다.

=엄정화 배우가 캐스팅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라인이라 계속 그렇게 나가는데, 사실 배우가 캐스팅된 이후에는 캐릭터가 억척스럽지는 않다. 시장에서 사랑받는 꽈배기집 아줌마, 돈에 대해서는 깍쟁이지만 가정을 꾸리는 데에서는 좀더 엄격하고 남편에게는 살갑게 장난도 치는 비폭력을 지향하는 인물이다. 사실 엄정화 배우를 따라갈 다른 캐스팅이 없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주기에 최적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미영 외에 가장 궁금했던 캐스팅이 북한 노동당 작전부 최고 요원 귀순이었다. 이선빈이 캐스팅됐다.

=실제로도 경쟁이 셌었다. 1인2역을 해야 했고, 액션을 무척 잘해야 한다. 이선빈 배우는 <창궐>(2018)로 이미 액션 경험이 있고, 눈빛이 좋고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처음부터 1순위 후보였다. 열정과 시나리오에 대한 해석도 남다르더라.

-미영의 남편 석환 역에는 박성웅, 북한 공작원 철승 역에는 이상윤, 신입 승무원 현민 역에 배정남이 캐스팅됐다.

=실제로 박성웅을 만나면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매력이 있다. 그의 사랑스럽고 세심한 매력을 석환 캐릭터에 가져오고 싶었다. 고독하고 깊은 상처를 가진 철승은 사람들의 기대를 뒤집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사실 (이)상윤 배우가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지금 엄정화씨와 계속 액션스쿨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에서 엄청 칭찬받고 있다고 들었다. 현민 캐스팅은 한재덕 대표가 “배정남 어때, 배정남!”이라고 하며 전화를 하고 바로 만나게 된 케이스다. (웃음) 시나리오 리딩을 하면서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이 있나.

=리암 니슨의 <논스톱>(2013)이 내용은 다르지만 프로덕션 운영에 있어 우리와 맞는 부분이 있어 메이킹 과정부터 전부 공부했다. 할리우드영화임에도 제작비보다는 공간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로 승부를 봤더라. 폴 그린그래스의 <플라이트93>(2006)도 보고, 비행기에 쏟아지는 햇살 느낌은 <나잇 & 데이>(2010)의 비행기 신을 참고했다.

-<날, 보러와요>에 이어 흥행 요소가 다분해 보인다.

=<범죄도시>(2017)를 만든 강윤성 감독과 굉장히 친한데, 시사회에서 봤을 때 영화에서 어떤 에너지를 느꼈다. 그 에너지에 관객도 같이 박수를 쳐주면 흥행 대박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봤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은 중급영화가 벼랑 끝에 섰을 때 더 많은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다. <오케이! 마담>도 그런 마음으로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컨셉 아트

<오케이! 마담>

감독 이철하 / 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이선빈 / 제작 영화사 올, 사나이픽처스 / 배급 미정 / 개봉 2019년

● 시놉시스_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과 컴퓨터 수리 전문가 석환(박성웅) 부부는 우연히 경품 이벤트에 당첨돼 하와이로 생애 첫 가족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그들이 탄 비행기에는 조직을 배신한 북한 노동당 작전부 최고 살인 기계 귀순(이선빈)과 그를 추적하는 철승(이상윤) 등이 동승하고 있었다. 공작원들이 비행기 납치극을 벌이면서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 한국 최초의 비행기 하이재킹 영화_ “한국에 제대로 된 코믹 액션 영화가 있었나? 없었다고 본다. <오케이! 마담>을 제대로 만들어서, 다른 감독이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을 때 우리 영화를 레퍼런스로 삼게 되는, 그런 작품이 된다면 영광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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