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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를 물어 버린 것이여! 강태공이 따로 없는, 마블의 낚시질
* <스파이더맨: 홈커밍>, <토르: 라그나로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줄거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만큼, 마블 스튜디오는 스포일러 방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우들에게 가짜 대본을 주기도 하며, 현재 촬영하고 있는 장면이 어디에 쓰일지 알려주지 않기도 한다. 커다란 반전뿐 아니라 부제, 등장 히어로 등 작은 것 하나 쉽사리 공개하지 않는다.

또한 본편과 다른 예고편, 제작진들의 애매한 발언 등으로 팬들의 추측까지 힘들게 한다. 명확한 정보는 알려주지는 않지만 여러 방법으로 기대감은 자극하는, 가히 낚시의 고수들이다. 고단수 같은 그들의 수법들을 보자면 마블 스튜디오에 ‘낚시 전략 기획팀’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까지 생긴다. 이렇듯 팬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마블의 행적을 모아봤다.

예고편으로 혼동 주기

<스파이더맨: 홈커밍> 1차 예고편

영화 예고편에서 편집을 통해 시간,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2017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도 이를 적극 활용했다. 예고편에서는 사건이 모두 종결된 후 등장하는 대사를 극 초반부처럼 들리게 하거나, 두 신을 마치 한 장면처럼 보이게 편집했다.

심지어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장면까지 삽입했다. 1차 예고편 후반부,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함께 무언가를 향해 날아간다. 마치 두 히어로가 함께 적을 상대하러 가는 듯한 느낌. 그러나 이 부분은 영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의도치 않게 잘려나갔을 수도 있지만, 예고편에 등장해 팬들의 기대를 부풀렸던 장면이다.

<토르: 라그나로크> 메인 예고편

<토르: 라그나로크>

<토르: 라그나로크>도 마찬가지다. 헬라(케이트 블란쳇)가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망치를 부수는 장면, 토르와 헐크(마크 러팔로)의 격투신 등 영화와 예고편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그중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선사했던 부분은 토르의 ‘눈’이다. 예고편에서 토르는 두 눈이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반면 영화 속에서 그는 헬라의 일격에 한 쪽 눈을 잃는다. 이는 오딘(안소니 홉킨스)의 “눈이 두 개 일 때도 넌 반쪽만 봤다. 네가 망치의 신이냐?”라는 물음과 함께, 토르가 새로운 힘을 깨닫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를 숨기기 위해 마블은 없어야 될 눈에 번개가 솟구치는 CG까지 추가하는 수고스러움을 더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메인 예고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끝판왕’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다. 개봉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인피니티 워>인 만큼, 스포일러 방지를 위한 예고편 속임수도 넘쳐났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타노스(조슈 브롤린)의 주먹을 막아내는 장면. 메인 예고편 속 타노스의 손에는 파워 스톤(보라색), 스페이스 스톤(파란색) 두 개 만 장착돼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시점은 이미 타노스가 마인드 스톤(노란색)을 제외하고 모든 인피니티 스톤을 모은 상황이다. 일촉즉발을 상황을 숨기기 위해 예고편에서는 일부러 리얼리티 스톤(빨간색) 등은 비어있는 것으로 설정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티저 예고편 속, 누가 봐도 클라이맥스인 듯했던 히어로들과 와칸다 군대의 숲속 질주신. 그러나 실제 영화에서는 몇몇 히어로들과 빌런들만이 숲속에서 결투를 벌인다. 심지어 단 한 번도 완벽히 변신하지 않는 헐크까지 정성스럽게 CG로 그려 넣었다.

케빈 파이기의 애매한 화법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애매한 화법의 달인이다. 그는 코믹콘, 시상식 등에서 MCU 영화의 전체적인 방향, 계획 등을 자주 언급한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팬들, 언론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다만 그의 발언은 말 그대로 ‘맛보기’식 화법이다. 단골 멘트는 “계획이다”와 “가능성이 있다”.

그는 2017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데드풀> 시리즈와 같은 R 등급 MCU 영화에 대해 언급했다. “고려 대상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현재 작업 중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는 현재 넷플릭스 등에서 방영된 마블 TV 시리즈와 MCU의 합작에 대해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앞으로 약 20개의 MCU 영화가 더 기다리고 있다”, “실버 서퍼 MCU 영화를 제작할 의향이 있다” 등 수많은 떡밥을 던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확답은 피해 가며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밀당’의 고수.

조 루소 감독의 거짓말

(왼쪽부터) 조 루소, 안소니 루소

그러나 케빈 파이기보다 더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동생 앤소니 루소와 함께 <인피니티 워>에 이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의 메가폰을 잡은 조 루소 감독이다. 그는 모호한 말은 기본, 거짓말까지 하며 팬들을 교란에 빠트렸다.

<인피니티 워>의 개봉 때부터 <어벤져스 4>로 불리던 속편 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건틀렛>, <어벤져스: 시크릿 워> 등 여러 이름들이 후보로 올랐다. 2018년 6월에는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의 촬영 감독인 트렌치 오팔로피 감독이 이력서가 공개되고, 그 속에 ‘엔드게임’이라는 글자가 등장했다. 이에 많은 팬들은 엔드게임이 <어벤져스 4>의 제목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조 루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어벤져스 4>의 제목은 <인피니티 워>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인피니티 워>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We are in the end game now”라는 대사가 나옴으로, 엔드게임은 제목이 될 수 없다는 뜻. 조 루소 감독은 제목을 밝히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크리스 에반스 복귀, 로키의 행방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루소 형제의 낚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미끼를 던지고,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크리스 에반스의 복귀에 대한 언급. 크리스 에반스는 2018년 10월5일, 트위터를 통해 <엔드게임>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MCU와의 작별을 고했다. 그러나 조 루소 감독은 같은 해 11월29일, 와의 인터뷰를 통해 또 하나의 모호한 말을 남겼다. 그는 “크리스 에반스는 우리보다 더 감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관객들은 곧 이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여러 외신들은 “<엔드게임>이 크리스 에반스의 마지막 출연이 아닐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특별출연, 과거 회상 등 어떠한 형태로도 계속 모습을 비출 수 있다고 전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루소 형제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로키(톰 히들스턴)에 대해서는 반대로 선택의 폭을 좁혀줬다. 로키는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지만, 이후 디즈니는 “톰 히들스턴이 등장하는 로키 솔로 드라마를 제작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팬들은 “드라마는 로키의 과거를 다룬다”, “<인피니티 워>에서 로키는 죽지 않았다” 등 여러 가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28일, <콜라이더>이 주최로 진행된 팬들과의 만남에서 루소 형제는 “로키는 죽었다”고 단언했다. 로키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를 배제한 셈.

다만 <엔드게임> 관련 전적(?)이 있는 루소 형제이기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 듯하다. 명확한 진상을 파악하려면 다가올 MCU 작품들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낚시질의 명가, 마블이기에 이 말 밖에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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