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칼럼 > TView
[TVIEW] <위대한 운동장–SKY 머슬>, 방향 알고 달리기

나이 든 사람들의 얘기는 나이를 먹어서야 귀에 들어온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체력은 국력이 아니어도 내 경력과 직결되고, 건강은 정말로 중요하다. 다이어트에 날린 돈과 시간을 운동하는 데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몸 하나 지탱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운동을 시작한 요즘 JTBC <위대한 운동장–SKY 머슬>을 본다. 운동하는 여성들의 강인함을 내세운 캠페인,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로 화제를 모은 나이키가 제작 협찬한 프로그램답게 여성 출연자와 지도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눈에 띄는 장점이다. 아르바이트 수입을 운동에 쏟아붓는 고등학생, 소매치기를 멋지게 제압하는 전사가 꿈이었다는 대학생, ‘기지개 운동’밖에 못하고 있다는 워킹맘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출연을 신청한 여성들도 반갑다.

운동의 가장 좋은 점은 내 몸을 외양이 아니라 기능을 기준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가 너무 큰 게 콤플렉스라는 여성에게는 수영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격려, 볼링은 키가 조금 작고 하체가 탄탄한 체형의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북돋우는 말들을 나도 좀더 일찍 들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워너비 몸매’만을 물으며 “(허벅지 근육이 발달하는) 스쿼트 같은 건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남성 코치, 괴한(으로 위장한 주짓수 사범)이 출연자를 습격하는 실험 카메라는 모처럼의 건강한 즐거움에 종종 찬물을 끼얹는다.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고 달리는 게 예능에서도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