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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편집장] 올해는 전도연 별책을 선보입니다
주성철 2019-03-29

올해 창간 24주년을 맞아 일찌감치 창간기념 1200호 준비에 들어갔다. 미리 예고하자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씨네21>이 선정한 30편의 작품을 통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려 하고 있고 임권택, 안성기, 박찬욱, 봉준호, 송강호, 정우성에 이어 올해는 전도연 배우에 대한 별책부록을 준비 중이다(온라인과 오프라인, 해당 별책의 구매처는 추후 따로 공지할 예정이다). 그 별책이 포함될 바로 다음 1200호에도 소개할 내용이 한참 많은 데다 마침 4월 3일, 전도연이 오래전 박흥식 감독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로 호흡을 맞췄던 설경구 배우와 다시 만난 <생일>이 개봉하기에 미리 예고를 띄우고자 한다.

전도연은 <밀양>(2007)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역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하녀>(2010)를 지나 <무뢰한>(2015)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세번이나 밟았다. 2014년에는 한국 배우 최초로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을 찾기도 했으니,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은 전도연이 연기한 김혜경 캐릭터에 대해 “<아일랜드의 연풍>(1952)에서 굉장히 독립적이고 자기 식대로 흉악한 두 남자와 당당히 대결하며 자기 것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모린 오하라, <옛날 옛적에 서부에서>(1968)에서 역시 자기만의 세계를 일구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그리고 한국영화 중에서는 이만희 감독의 <귀로>(1967)에서 본능과 헌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문정숙을 떠올렸다”고 했다. <무뢰한>을 넘어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지닌 탁월한 카리스마와 개성을 너무나도 잘 포착한 평가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보통 발행 몇주 전부터 별책을 작업할 때, 과거 잡지에 실렸던 해당 배우나 감독의 영화 리뷰를 그대로 싣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지금 시점에 맞게 다소 내용을 수정하거나 현 기자가 새로 쓰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런데 전도연의 경우 딱히 그럴 일이 없었다. 신기하게도 과거에 작성된 리뷰 대부분이, 필자들이 별책의 의도에 부합하도록 이번에 새로 청탁받은 것처럼, 전도연을 중심에 두고 쓴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처럼 전도연은 늘 어딘가에서 우리의 손에 잡힐 것만 같은 생생한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접속>(1997)과 <해피엔드>(1999)를 시작으로 앞서 얘기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자기만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그 반복과 차이를 모두 끌어안으며 그 변경을 견고하게 확장해온 당대 한국배우는 전도연이 거의 유일하다.

얼마간 부끄러운 얘기일 수도 있으나, 처음으로 여성 영화인, 특히 여배우 별책을 준비하면서 지난 기사들을 쭉 검토해보니 매체가 여배우를 어떻게 묘사하고 다뤄왔는지 그 시대의 흐름과 변화도 알 수 있었다. 오래전 기사의 톤 앤드 매너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는 얘기인데,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그 또한 감안해주길 바란다. 한편, 최근 <씨네21> 미디어부에는 동영상 업무 강화와 확장을 위해 새로이 개발팀이 합류했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공간을 중심으로 조만간 여러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니 ‘씨네21 유튜브’(youtube.com/cine21tv)에 많은 ‘구독’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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