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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는 땅> 한국 사회의 씻을 수 없는 상흔
임수연 2019-04-03

문성(박정학)의 현실은 여러모로 골치 아프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서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고, 아들 도진(맹세창)이 타로 가게에서 일하는 애 엄마 윤아(양조아)와 사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였던 아버지 광덕(전영운)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내려간 문성은 그의 병수발을 들고 있는 은혜(이태경)를 마주한다. 문성은 은혜가 아버지의 무죄판결로 나올 배상금을 갖기 위해 곁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결국 숨을 거둔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후 그는 아들과 관계를 회복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국가 폭력의 피해는 대를 이어 자식들에게까지 전이된다. 세월호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이유 역시 명백한 국가 폭력의 피해가 대를 이어 전해진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씻을 수 없는 상흔을 소재로 했지만, <파도치는 땅>은 감독의 전작 <폭력의 씨앗>(2017)보다 훨씬 희망적으로 끝맺음되는 작품이다. 문성이 누군가의 아들인 동시에 도진의 아빠이며, 그가 윤아의 딸을 바라보는 그림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전작과 달리 카메라를 오랜 시간 고정한 롱테이크 신이 많은데, 군산과 잠실 일대의 풍경이 주인공의 상황을 은유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폭력의 씨앗>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및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한 임태규 감독의 차기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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