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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그리미지> ‘순례, 성지 참배’
임수연 2019-04-10

서기 1209년, 그리스도교가 유럽을 장악하면서 종교적 신념 아래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한 십자군이 창설됐다.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아일랜드의 외진 곳에 자리한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성물을 지키고 있다. 예루살렘을 잃은 지 20년, 교황은 이 성물에 십자군 전쟁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힘이 있다고 믿으며 이를 로마 교황청에 가져오기를 원한다. 수도원 밖 세상은 전혀 모르는 소년 디아뮈드(톰 홀랜드)와 벙어리(존 번탈) 등은 성물을 들고 로마로 향한다. 이 성물은 그리스도를 배신한 유다를 대신할 사람으로 뽑힌 베들레헴의 마티아스가 카파도키아의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려 애쓰던 중 맞은 돌이다. 이교도들의 돌팔매에 마티아스의 숨이 끊어졌지만 그의 몸은 승천했고, 이교도들은 불에 타 죽었다. 수도사들은 로마로 향하는 여정에서 레이몬드(리처드 아미티지)가 이끄는 노르만인들을 마주치며 위기에 처한다.

‘순례, 성지 참배’를 의미하는 ‘필그리미지’라는 제목이 종교영화를 예상케 하지만, 의외로 <필그리미지>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강도 높은 액션에 중심을 둔다. 폭력 수위도 꽤 높은 편이다. 거의 횃불에 의존하는 밤은 물론 낮조차 인물이 잘 구분되지 않을 만큼 암흑에 잠겨 있는데, 채도를 쏙 뺀 황량한 풍경이 종교 갈등과 건조한 액션을 잇는 가교가 된다.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으로 할리우드 대표 유망주가 되기 직전의 톰 홀랜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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