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칼럼 > TView
[TVIEW] <슈퍼밴드>, 남자들은 자꾸 나를 어이없게 한다
최지은(작가) 2019-04-30

Mnet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를 통틀어 처음으로 드디어 여성이 우승을 차지한 날, 우연히 JTBC <슈퍼밴드>를 보게 되었다. 서로 다른 음악적 재능을 가진 지원자들이 프로듀서들에게 노래, 연주를 들려주고 평가받으며 설레하거나 자부심을 드러내는 모습은 Mnet <슈퍼스타 K>의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스튜디오 안에 여성은 프로듀서 이수현뿐이고 보컬, 드럼, 피아노, 퍼커션 줄줄이 남자만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의아했다. (그럴 리 없지만) 밴드를 결성하려는 여성이 이렇게 없나? (절대 그럴 리 없지만) 여성들은 예선에서 다 탈락했나?

“기획 의도는 마룬파이브 같은 글로벌 팝 밴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반 시즌은 지향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남성 위주로 갔다”(<연합뉴스>)는 <슈퍼밴드> 김형중 PD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서야 이 프로그램이 애초에 ‘남성 아티스트’만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 그러니까 밴드가 잘나가려면 일단 남자끼리 해야 한다는 건가? 애초에 남자끼리 모인 것도 아니고 새로운 밴드를 만들 때조차?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슈퍼밴드>는 “최소한의 제한만이 존재하는 오디션 형태의 ‘음악 천재 성장기’”다. 하지만 여자는 출입을 제한한다. 그래놓고 “다양한 개인이 팀을 이뤄 나가는 과정에서 나올, 상상하지 못할 시너지 효과”라니, 남자들이 말하는 ‘다양함’이 나를 어이없게 만드는 게 도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