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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오키나와국제영화제②] <똥파리> 양익준 감독 - 한국과 일본 현장 모두 경험하는 일이 도움 된다
이주현 2019-05-02

(사진 제공: 오키나와국제영화제)

올해 오키나와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유일한 한국영화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다.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영화제쪽에서 스페셜 스크리닝 섹션에 <똥파리>를 특별 초청한 것이다. 양익준 감독은 오키나와에서도 ‘<똥파리>의 감독’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었다. 관객과의 대화가 끝난 뒤 관객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거나 인터뷰를 진행한 일본 기자가 <똥파리> DVD에 사인을 받아갔다는 뒷이야기는 양익준 감독의 여전한 인기를 증명하는 무수한 일화 중 일부일 뿐이다. 일본과는 인연이 깊지만 오키나와는 처음이라는 양익준 감독을 오키나와에서 만났다.

-‘웃음과 평화’를 테마로 하는 오키나와국제영화제에서 <똥파리>가 특별상영 된다.

=어떤 이들에게 <똥파리>는 폭력적인 영화지만, <똥파리>를 보고 위로받았다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 내 안의 분노와 화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영화인데, 그 마음이 각자의 사연을 가진 관객에게도 전달된 게 아닌가 싶다. 2008년에 <똥파리>를 완성했으니 만든 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해외에서 상영되고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받는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내 안에서 더 확고해지고 있다.

-<똥파리>는 일본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내 생각엔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사람에 관한 진한 영화, 거칠지만 애환 가득한 이야기가 일본에도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가 변하면서 더이상 <똥파리> 같은 영화가 나오지 않게 돼버렸다. 대신 잘 다듬어진 기획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똥파리> 같은 영화에 대한 일본 관객의 노스탤지어가 작동한 게 아닐까 싶다. 또 일본에선 <똥파리>가 사랑에 대한 영화로 홍보된 측면도 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뜻의 제목(<Breathless>)이 주인공 상훈(양익준)의 사랑에 대한 느낌으로, 아픈 현실에서 꽃피우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다.

-최근엔 일본영화 <아, 황야>(감독 기시 요시유키, 2017)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고, 일본에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 두곳의 영화 현장을 모두 경험하는 게 내게 큰 자산이 되는 것 같다. <아, 황야> 이전엔 천재 작가이자 감독인 구도 간쿠로의 <중학생 마루야마>(2013)에 출연했는데, 시나리오만 읽었을 땐 너무 이상했다. 그런데 <고>(2001)의 시나리오를 쓴 구도 간쿠로의 작품이라면 뭔가 있겠다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중학생 마루아먀>에서 맡은 역할이, 한국에서 너무 유명한 배우인데 그 유명세가 지겨워 일본에서 전자제품 수리공으로 일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인 중학생 마루야마의 엄마와 연애 감정까지 가지는 골 때리는 내용이다. (웃음) <아, 황야>에선 말을 더듬는 복서로 출연하는데, 이 작품으로 아시안필름어워드와 <기네마준보>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두 번째 연출작은 언제 볼 수 있나. 연기가 아닌 연출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된 것 같은데.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다. 내 안의 것들을 쏟아내야만 했고 그게 영화라는 형태로 완성됐다. 사실 배우로서의 일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 연출은 직업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도 10년이 지났으니 다시 도전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으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첫 번째 영화와 두 번째 영화 사이에 공백이 긴 감독들이 있는데 두 번째 작품을 만들고 난 뒤에는 스피드가 곧잘 붙더라. 나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현재 구상 중인 건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내년에 찍겠다, 찍겠다 말한 게 벌써 6년째지만, 이번엔 꼭 내년에 찍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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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오키나와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