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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국제영화제④] <기생충> 배우들의 말, 말, 말
김현수 2019-05-29

모든 캐릭터가 실은 감독님 내면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참여한 배우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하나같이 배우로서 이번 영화가 그들의 연기와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느낄 수 있다. 이구동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생충>의 촬영장이 행복했다고 말하는 배우들의 말, 말, 말을 모았다. 공식 상영 레드카펫과 포토콜 행사에 함께 참여한 이정은 배우는 기자회견과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송강호

배우 틸다 스윈턴이 내게 상영 직후 “마스터피스!”라는 말을 백번은 한 것 같다. (웃음) 봉준호 감독은 연출하는 작품마다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기생충>은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이자 한국영화를 성숙하게 만든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또 그의 영화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계산되어 있기 때문에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시공간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강박이 사라진다. 좋은 연기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같고, 특히 이번 <기생충> 촬영현장은 식사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서 굉장히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조여정

영화 속 모든 캐릭터가 실은 감독님 내면에 모두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느 날은 기택(송강호)이었다가 어느 날은 연교(조여정)였다. 배우로서 희비가 공존하는 진짜 같은 순간들을 표현해내는 것이 평생의 숙제인데 대본만 보고 막연했던 것을 현장에서 감독님과 함께 찾아나가는 과정이 놀랍고 멋지고 재미있었다.

장혜진

봉준호 감독은 내가 생각했고 연습했던 것보다 매번 더 나은 아이디어를 줬다. 그때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놀라웠다. 어릴 때는 사실 나만 연기를 잘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와 작업을 하면서 누군가에 대한 믿음이 연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경험했다. 다른 사람의 삶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뒤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이선균

<기생충>은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 같은 영화다. 그는 쉬우면서도 100% 나를 이끌어주는 가이드 같다. 촬영 전에는 긴장도 했지만 몇 차례 회차가 진행되자 거장 감독이 마치 동네의 영화 잘 찍는 형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또 뤼미에르 상영관의 기립박수를 이번에 처음 경험했는데 공연장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영화가 정말 관객과 잘 호흡하고 있구나 느껴져서 좋았다.

최우식

감독님만의 디테일한 동선 연기 디렉팅을 받으면서 연기하는 게 정말 즐거웠다. 다른 감독님과는 뭔가 다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배우의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자그마한 연기를 요구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현장이었다. 또 칸영화제는 마치 만화 <드래곤볼> 속 무술인 대회처럼 세계 각지의 영화인들이 모이는 자리 아닌가. 그들과 영화로 한마음이 된다는 것,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것 같다.

박소담

감독님께서 기정을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은 용기를 북돋아줬다. 어떤 확신을 갖고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뭘 해도 제대로 이끌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 어떤 촬영장에서 또 이렇게 즐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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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