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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편집장] <기생충>에 대한 프랑스의 열광적 반응
주성철 2019-06-14

지난 6월 5일 프랑스(현지시각)에서 개봉한 <기생충>이 첫 주말을 보내고 5일을 경과하며, 25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역대 프랑스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기록(68만명)을 세웠던 <설국열차>의 개봉주 흥행기록 23만 관객을 넘은 성적이다. 또한 <기생충>은 같은 날 개봉한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 이어 프랑스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597개 관으로 시작한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3분의 1 정도인 179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지만 관객수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거둔 49만 관객의 3분의 2 수준이다. 관객점유율로는 훨씬 앞섰다고 볼 수 있으며, 금주 중 300여개관 이상으로 확대 상영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설국열차>가 <취화선>의 31만 관객 흥행 기록을 넘어서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는데, <아가씨>의 30만 관객과 <부산행>의 27만 관객이 그 뒤를 이었다. 이제 <기생충>이 <설국열차>가 세운 기록을 넘어설 것은 무난해 보이며, 15만 관객을 동원했던 <괴물>(2006)까지 더해 현재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 감독이 봉준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종으로 제작된 <기생충> 프랑스 포스터 중 박 사장(이선균)이 연교(조여정)에게 귓속말하는 장면으로 만든 두번째 포스터다(이번호 <기생충> 비평 기획 중, 김나희 평론가의 ‘프랑스 현지 개봉 리포트’ 66쪽 참조). 프랑스 관객에게 배우 이선균과 조여정이 낯설다는 점, 프랑스에서 개봉하는 영화 포스터에서 큼지막한 카피를 쓰는 일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그 귓속말 장면에 마치 말풍선을 넣은 것처럼 “너 스포일러하면 죽여버린다!”라는 카피를 넣은 것은 무척 위트 있으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많은 프랑스 관객이 ‘<기생충>은 스포일러를 조심해야 하는 영화’라는 것을 이미 전반적으로 알고 있음을 전제한 포스터이기 때문이다. 김나희 평론가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도 이른바 ‘N차 관람’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모든 방송과 리뷰에서 ‘의식적으로’ 스포일러를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라 한다.

분량상 다 담아내지 못한 리포트 내용으로, 김나희 평론가는 ‘현지 개봉 후 <기생충>에 평점 5점 만점을 주는 매체의 다양성’을 언급했다. “<카이에 뒤 시네마>와 <포지티프>처럼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영화전문지부터 대중적인 <텔레라마>, 좌파성향이 강한 일간지 <리베라시옹>, 중도 좌파 성향의 <누벨 옵세르바퇴르>, 연극 등 마이너한 장르를 지지하며 좌파적 성향을 진하게 보여운 <뤼마니테>, 시사주간지 <르푸앙> 등 매체의 특성과 결이 무척 다름에도 불구하고 27개 매체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례적인 만장일치 만점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외 <르몽드> <피가로> <프리미어> 등에서는 4점을 줬다. 보통 프랑스에서도 영화제 수상작이 흥행과는 별도로 인정받는 분위기인데, <펄프 픽션>(1994) 이후 이 정도의 관객 반응을 끌어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무려 24년 만의 일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의 전작 <옥자>를 함께한, 미하엘 하네케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2012)를 촬영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이 지난 김나희 평론가와의 <옥자> 단독 인터뷰를 인연으로, 이번 <기생충>에 대한 감상을 <씨네21>로 전해왔다. 기사로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기생충>에 관한 기사는 다음주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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