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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여자×여자×여자

남자주인공이 도맡던 ‘본부장’ 직함을 달고 갑을관계와 성차별에 맞서던 JTBC <욱씨남정기>의 옥다정(이요원)을 ‘드라마 사상 가장 역동적인 본부장의 탄생’이라 소개한 것이 3년 전이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는 여성 본부장이 둘이다. 대표이사도 기업 총수도 여성이다. 하나같이 “개 쎄”다. WWW가 월드와이드웹일까 싶지만, 드라마를 보면 우먼(×3)으로 생각이 바뀐다.

업계 1위 포털 사이트 ‘유니콘’의 본부장 배타미(임수정)와 대표이사 송가경(전혜진), 2위 업체 ‘바로’의 본부장 차현(이다희).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 친절하게 요약하고 홍보하는 대사가 있다. “난 너 같은 년들이 제일 싫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울지도 않고 대들지도 않고, 욕망에 눈이 멀어서 제 살 길만 강구하는 개 같은 새끼들.”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를 시도했던 국회의원이 이를 폭로한 타미에게 퍼부은 말이다. 그가 사납게 욕을 할수록 ‘더럽게 깨끗하네’와 같은 효과가 날 뿐이다.

배타미는 말한다. “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 욕망에 불타오르는 여성을 앞세운 드라마가 적지 않지만, 아이나 남편, 부모와 얽힌 곡절, 콤플렉스나 결핍을 욕망의 발원지로 삼지 않는다고 선언한 드라마는 처음이다. 유능하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주저앉히는 장애물을 성큼 건너뛴 <검블유>는 ‘개 쎈’ 여자들끼리 경쟁하고 반향을 주고받는 세계를 만들었다. 비현실적이지 않은가, 라고 묻는다면 타미는 답할 테다. “왜? 그럼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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