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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명장면으로 복습해 보는 <엑스맨> 시리즈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엑스맨>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이하 <다크 피닉스>)가 지난 6월 5일 개봉했다. 그러나 <다크 피닉스>는 시리즈 사상 최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00년 개봉한 <엑스맨>을 시작으로,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엑스맨> 시리즈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이다.

그러나 시작이 있다면 끝은 존재하는 법. <엑스맨> 시리즈도 이제 보내줄 때가 됐다. 현시점에서 명장면을 통해 지난 <엑스맨> 시리즈를 복습하는 ‘추억팔이’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찬사를 받은 영화도, 혹평을 받은 영화도 있지만 그 모두를 아울러봤다. 장면은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정했으며, 혹시 빠진 장면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란다.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직접적인 연관적은 없는 <데드풀> 시리즈와 현재 상영 중인 <다크 피닉스>는 제외했다.

※ <엑스맨> 시리즈의 줄거리 스포일러가 대거 포함돼있습니다.

오리지널 삼부작

<엑스맨>

울버린과 더불어 <엑스맨> 시리즈에서 가장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는 금속을 조종하는 능력자, 매그니토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간달프 역으로도 유명한 이안 맥켈런이 그를 연기, 관록의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매그니토는 뮤턴트인 동시에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대인. 소수를 향한 핍박을 경험한 그는 완강한 태도를 가지게 됐다. 영화의 초반부, 프로페서 X(패트릭 스튜어트)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자신의 앞을 막지 말라며 프로페서 X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전운이 감돌았다.

<엑스맨>

시리즈 전체를 보면 명장면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엑스맨> 시리즈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처음 드러났던 켈리 의원(브루스 데이비슨)의 탈출 장면. 매그니토의 실험으로 돌연변이가 돼버린 그는 신체가 늘어나는 능력을 이용해 감옥을 탈출한다. 액체 괴물이 떠오르기도.

<엑스맨>

매그니토와 울버린(휴 잭맨)이 맞붙는 기차 신, 그리고 이어지는 정류장 신은 매그니토의 놀라운 능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온몸에 아다만티움이 심어진 울버린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경찰들의 총을 역으로 겨누는 매그니토. 금속을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지 처음으로 선보인 장면이다.

<엑스맨>

<엑스맨> 시리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또 다른 캐릭터 미스틱(레베가 로미즌). 그녀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덕에 여러 명장면들을 탄생시켰다. 능력까지 구현할 수 있어 두 명의 울버린이 맞붙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위 사진은 울버린으로 변신했다가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장면이다.

<엑스맨>

클로를 이용한 공격력도 있지만 울버린의 진짜 힘은 극강의 회복력을 자랑하는 ‘힐링 팩터’ 능력. 덕분에 생명력을 나누어 로그(안나 파킨)을 살려냈다. <엑스맨>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던 순간.

<엑스맨>

아주 잠깐 등장했지만, 죽지 않고 켈리 의원 행세를 하고 있는 미스틱의 모습도 반전을 선사했다.

<엑스맨>

마지막은 플라스틱 감옥에 갇힌 매그니토와 그를 방문한 프로페서 X가 체스를 두는 장면이다. 두 사람은 액션신 보다 대화가 오갈 때 더 큰 긴장감을 자아냈다. 가치관이 뚜렷이 갈리기 때문. 찰스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By any means necessary)”라고 말하며 뮤턴트 탄압 정책을 막겠다고 하는 매그니토. 이는 강경파 흑인 인권 운동가 말콤 X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후로도 체스는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혹은 대립하는 은유로서 빈번히 등장했다.

<엑스맨 2>

<엑스맨 2> 역시 동공을 확장시켰던 장면들이 다수 등장했다. 그 시작은 나이트 크롤러(알란 커밍)의 백악관 침투 신. 순간 이동이 가능한 그는 경호원들을 물리치며 순식간에 대통령의 코앞까지 도달한다. 화려한 액션에 웅장한 음악까지 더해져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엑스맨 2>

미스틱이 주입한 철분을 간수의 몸에서 빼 내어 플라스틱 감옥을 탈출하는 매그니토. 그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여유로운 태도가 강조, 악역으로서의 위압감을 자랑했다.

<엑스맨 2>

다음은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데스 스트라이크(켈리 후)와 울버린의 액션. 데스 스트라이크는 울버린의 능력을 토대로 만들어진 뮤턴트다. 다만 칼날이 손등이 아닌, 손톱에서 나온다.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둘의 대결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투박한 울버린과 달리 스트라이크는 유연한 액션이 강조된 점이 돋보였다.

<엑스맨 2>

<엑스맨>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장치 세레브로. 찰스의 텔레파시 능력을 극대화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 혹은 조종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계다. <엑스맨 2>의 주요 빌런으로 등장하는 윌리엄 스트라이커(브라이언 콕스)의 계략에 빠져 모든 뮤턴트를 세레브로를 사용해 죽이려는 프로페서 X. 그러나 매그니토는 그와 미스틱의 능력을 이용해 타깃을 인간으로 바꾼다. 매그니토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질 뻔한 순간이다. 이후 이어지는 “잘 가게. 찰스(Good Bye Charles)”도 명대사.

<엑스맨 2>

진 그레이(팜케 얀센)는 이때 박수받으며 떠나야 했을 듯하다. 엑스맨 멤버들을 살리기 위해 밀려오는 강물을 막아내며 죽음을 택하는 진. 연인 스캇(제임스 마스던)의 절규가 안타까움을 더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하 <최후의 전쟁>)에서 갑자기(?) 살아 돌아온 진 그레이. 이는 부족한 개연성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진과 스캇의 재회는 애틋함을 자아냈다. 헌신적인 사랑의 끝을 달린 스캇이 처음 맨눈으로 진을 마주했기에 더욱. 물론 영화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캐릭터 죽이기’가 곧바로 이어지지만.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의 수장 프로페서 X도 폭주한 진의 손에 허망하게 떠났다. 그러나 온몸이 분해되기 직전, 울버린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띠는 그의 표정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최후의 전쟁>에서 반전 묘미를 줬던 부분은 뮤턴트의 능력을 이용한 매그니토의 노림수. 인간들은 뮤턴트들의 캠프를 기습하지만 이를 미리 알아챈 매그니토는 분신술이 가능한 뮤턴트를 통해 뒤통수를 친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그 사이 매그니토는 섬 한가운데 위치한 인간들의 시설로 쳐들어간다. 이때 “찰스는 인간과 뮤턴트 사이의 다리가 되고 싶어했지”라고 말하며 거대한 철교를 통째로 옮겨 버린다. 센스 있는 대사와 함께, 오리지널 시리즈 속 매그니토는 능력 범위의 정점을 찍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그렇게 폭주하던 진은 울버린의 손에 사망했다. 지금은 진부해진 소재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제 손으로 죽이는 장면은 울버린 팬들의 마음도 덩달아 아프게 했다. <최후의 전쟁>은 부족한 개연성, 산만한 스토리 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오리지널 삼부작을 마무리한 중요한 장면이다.

프리퀄 시리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시리즈의 양대 산맥,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시작을 다룬 만큼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하 <퍼스트 클래스>)는 매 순간 명장면이 넘쳐났다. 그 첫 번째는 <엑스맨>의 시작 장면을 그대로 가져온 오프닝. 2006년 혹평을 들으며 마무리된 줄 알았던 <엑스맨> 시리즈가 다시 부활한 벅찬 순간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맥주 광고 아니다. 에릭(마이클 패스벤더)은 나치 잔당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술집으로 찾아간다. 일순간에 그들을 처단할 수 있었지만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후 복수를 강행하는 에릭. 그 사이 흐르던 긴장감은 마치 스파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퍼스트 클래스>는 기원을 시작점을 다룬 만큼 ‘ㅇㅇ했던 첫 순간’이 여럿 등장했다. 위 장면은 레이븐(제니퍼 로렌스)이 처음으로 매그니토, 프로페서 X라는 닉네임을 지어주는 순간. 철없는 행동을 하는 어린 뮤턴트들이 혼이 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보면 의미가 큰 장면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스틸컷은 섬뜩하지만 실제로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찰스(제임스 맥어보이)의 도움으로 분노가 아닌 행복한 기억으로도 힘을 끌어올리는 에릭. 그는 눈물과 함께 미소 지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이 장면 덕에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빨 부자’, ‘상어’라는 별명이 생겼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미스틱이 왜 본모습인 파란색 피부를 고집하게 됐는지도 밝혀졌다. 남들과 다른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레이븐은 “숨을 필요 없다”는 에릭의 말을 듣고 더 이상 스스로를 숨기지 않는다. 화룡점정으로 파란색 레이븐을 보고 “완벽하다”고 말하는 에릭. 미스틱이 왜 그토록 매그니토를 따르게 됐는지에 대한 완벽한 설명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오묘한 로맨스가 흐르기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드디어 모든 원흉이었던 세바스찬 쇼(케빈 베이컨)을 죽이는 데 성공한 에릭. 그러나 그는 곧바로 세바스찬이 사용하던 텔레파시 능력을 막는 헬멧을 쓴다. 훗날의 매그니토 하면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자 찰스와의 대립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어지는 뮤턴트들을 향한 인간들의 폭격. 에릭은 능력으로 미사일을 돌려보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립해야 한다고 주장, 찰스는 화합을 주장한다. 결국 미사일은 찰스의 저지로 공중분해되지만 그 과정에서 찰스는 에릭의 실수로 허리에 총알이 박힌다. 두 사람이 왜 갈라서게 됐고, 프로페서 X가 왜 걸을 수 없었던지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그렇다. 또 에릭 렌셔다. <퍼스트 클래스>는 거의 매그니토의 탄생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의 엔딩 역시 에릭이 스스로를 매그니토라고 지칭하며 막을 내렸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전자 세포를 지나 세레브로가 닫히는 오리지널 삼부작의 오프닝. 그러나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이를 음악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다시 복귀, 오리지널 삼부작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다. 그렇게 영화는 시리즈의 흑역사로 불린 <최후의 전쟁>을 시간 여행을 통해 갈아엎는데 성공, 완성도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이후 이어지는 센티널과 뮤턴트들의 결투. 이전까지는 개개인의 능력이 강조됐다면 이 장면은 협공을 통해 더욱 화려한 액션을 자랑했다. 그러나 결국 센티널 앞에 맥없이 쓰려지며 말 그대로 ‘이길 수 없는 적’에 대한 공포까지 유발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새로운 신 스틸러도 탄생했다.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는 퀵실버(에반 피터스)다. 여타의 영화에서 빠른 캐릭터는 CG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현했지만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반대로 그 이외 모든 것이 느리게 연출했다. 덕분에 신기하면서 코믹한 장면이 완성됐다. 긴박한 상황이지만 혼자서만 여유로운 퀵실버가 듣는 곡, 짐 크로스의 ‘Time in the Bottle’도 한몫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역시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호평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오리지널 삼부작과 프리퀄 시리즈를 완벽하게 아울렀기 때문. 이를 가장 잘 대변한 장면은 젊은 날의 찰스와 노년의 찰스가 서로 얼굴을 맞대며 대화하는 부분이다.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장면을 완벽히 구현,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모든 뮤턴트들을 살린 일등 공신은 레이븐이다. 에릭을 따라 인간들에게 복수할지, 혹은 찰스를 따라 화합을 추구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 끝내 총을 내려놓은 그녀는 미래를 바꿨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바로 이렇게. 바뀐 미래에서 깨어나 죽었던 진과 사이클롭스를 마주하는 울버린. 이야기 상으로도 감동을, 영화 외적으로는 흑역사를 완벽하게 지우는 데 성공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프리퀄 시리즈를 보면 매그니토가 왜 악역으로 변모하게 됐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는 항상 인간들의 과오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다. 이런 에릭의 ‘짠내’가 폭발한 것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매그니토라는 이름을 버리고 평범히 살아가려 했지만 그는 동료들의 밀고로 아내와 딸을 눈앞에서 잃는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퀵실버 또다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때와 같은 기법으로, 거기에 더욱 커진 스케일로 모든 동료들을 구했다. 그 유명한 유리드믹스의 ‘Sweet Dreams’가 흘러나오며 경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시리즈 중 스펙터클 면에서는 최고치를 자랑했다. 최초의 뮤턴트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작)는 찰스를 조종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핵폭탄을 모두 우주로 날려보낸다. 베토벤 교향곡 7번과 함께, “바벨탑을 세운다 한 들 신에게는 닿을 수 없다”라는 아포칼립스의 외침은 웅장함을 극대화했다. 이 장면에서 마블의 대부, 고 스탠 리가 부인과 함께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이외에도 매그니토가 금속이 아니라 자기장 자체를 조종하는 것, 아포칼립스가 순식간에 피라미드를 세우는 장면 등이 있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신 스틸러 역할을 한 만큼 이 장면도 선정했다. 사실 그는 매그니토의 숨겨진 아들. 그러나 정작 매그니토와 마주한 순간, 그는 이를 밝히지 못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가히 <엑스맨> 시리즈의 홍길동이 됐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명장면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퍼스트 클래스>의 장점 중 하나였던 ‘ㅇㅇ한 순간’도 등장했다. 제임스 맥어보이 팬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줬을 장면이다. 프로페서 X는 나이가 들어 대머리가 된 것이 아니었다. 아포칼립스의 숙주가 될 뻔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

<엑스맨: 아포칼립스>

<다크 피닉스>의 등장은 이미 <아포칼립스> 때부터 암시됐다. 아포칼립스를 자신의 정신 공간으로 끌고 와 막으려 한 찰스. 그러나 그 힘에 비례해 거대한 크기로 표현된 아포칼립스를 막지 못한다. 절망스러운 상황을 모두 뒤엎는 것은 봉인됐던 능력을 해방하는 진 그레이(소피 터너). 힘의 일부였음에도 아포칼립스를 재로 만드는 모습은 <엑스맨> 세계관 속 최강자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울버린 삼부작

<엑스맨 탄생: 울버린>

울버린의 울부짖음은 언제 봐도 처연하다. 과거를 청산하고 아내와 행복한 삶을 꾸리지만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않는 로건. 그가 어떻게 울버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는지도 이 장면 직전에 등장했다.

<엑스맨 탄생 : 울버린>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매번 울버린의 기억으로만 문득문득 등장하던 장면. 바로 아다만티움 이식 장면이다.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는 그 전체가 등장했다. 기억이 지워지고 몸에 아다만티움이 주입된 채 깨어나는 울버린. 폭주하며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모습은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워 보였다.

<엑스맨 탄생 : 울버린>

<데드풀 2>

데드풀이 찾아와 총구를 겨눌 듯하지만 언급 안 할 수가 없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하고 있지만 차마 명장면이라 말할 수는 없는 그 장면. 울버린과 웨이드(라이언 레이놀즈)의 결투 신이다. 온몸이 개조당한 웨이드는 끔찍한 혼종이 됐다. 울버린과 같은 능력에 순간 이동이 가능, 눈에서는 레이저까지 쏜다.(심지어 배역 이름도 데드풀) 이 장면만큼은 <데드풀 2>의 백미였던 진짜 데드풀의 타임라인 정리로 대체한다.

<더 울버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붙잡혀 있던 울버린. 그는 힐링 팩터 능력으로 원자폭탄이 터지는 순간에도 살아남는다. 불멸을 중심 소재로 잡은 만큼 그 한계치를 보여주며 이목을 끈 도입.

<더 울버린>

<스파이더맨 2>, <원티드> 등 기차 액션 하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다. <더 울버린>도 기차 위에서의 액션 신만큼은 그 대열에 합류해도 좋을 듯하다. 울버린의 클로를 활용해 마치 암벽을 기어오르며 싸우는 것처럼 연출했으며 주위 사물을 통해 독특한 장면을 완성했다.

<로건>

마지막 영화는 울버린 그 자체가 된 휴 잭맨의 완벽한 퇴장 <로건>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든 <로건>은 히어로 울버린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로건에 초점을 맞췄다. 힐링 팩터 능력을 점점 잃어가는 로건의 ‘짠내’ 가득한 모습이 시종일관 유지된다. 도입부터 무덤에 서있는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포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토록 강력했던 클로도 하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맨손으로 피를 흘리며 빼낸다.

<로건>

로건 앞에 나타난 이는 자신의 유전자를 토대로 한 작은 뮤턴트 소녀 로라(다프네 킨). 청소년 관람불가를 택한 <로건>인 만큼, 그녀는 어린아이라는 특성에 맞는 민첩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적들을 잔혹하게 죽인다. 반전과 함께 완성도 높은 액션이 돋보였다.

<로건>

퀵실버처럼 연출이 돋보였던 장면도 있다. 치매에 걸려 자신도 모르는 채 주위 모든 이를 죽이게 되는 병에 걸린 프로페서 X. 로건 일행이 휴식을 취하던 호텔에서 그의 증세가 다시 시작된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이 장면에서 화면을 마구잡이로 흔들어 시공간이 무너지는 듯한 효과를 줬다. 눈알만 움직일 수 있는 디테일 등도 긴장감을 더했다.

<로건>

역시 프로페서 X의 죽음은 <최후의 전쟁>에서가 아닌, 이 장면에서라고 말하고 싶다. 로건과 떠나기로 한 희망의 배, ‘선시커’를 나지막이 내뱉으며 숨을 거두는 그는 팬들의 눈물샘 자극 1차 포인트였다.

<로건>

새로운 캐릭터 칼리번(스테판 머천트). 햇빛을 보면 피부가 타버리는 그는 적들에게 붙잡혀 고통받는다. 그리고 끝내 로건 일행을 위해 자폭을 선택한다.

<로건>

로건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약물을 투여,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끌어올린다. 힘겹던 그가 드디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만큼 멋짐보다는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로건>

<엑스맨> 팬이라면 이 장면을 보고 눈시울 붉어졌을 것이다. 끝내 목숨이 다한 로건. 로라는 그의 무덤을 만들고, 꽂혀 있는 십자기를 눕혀 X로 만든다. 오랜 시간 사랑받았던 캐릭터와 배우를 향한 예우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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