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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거대 조직 보스
이화정 2019-06-19

조폭이 연쇄살인범도 때려잡는(<악인전>) 시대다. 조폭이 이번엔 국회로 간다. 거대 조직 보스로 목포 상권을 장악한 팔룡회파 보스 장세출(김래원). 그런 그가 철거용역을 나간 재개발 반대 시위현장에서 만난 변호사 강소현(원진아)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좋은 사람 돼라’는 그녀의 충고에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진보정당의 선거운동원이 되는데 하수인의 말에 따르면 ‘여시님한테 빠져가지고’ 정신줄 놓은 그는, 상황의 급변화로 급기야 국회의원 출마까지 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툰 <롱리브더킹>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카리스마와 친화력을 동시에 갖춘 조직 보스 장세출의 매력을 십분 활용한 드라마다. 다리 위 버스 추락사고에서 강에 빠진 후에도 시민을 구해내고 멀쩡히 두 다리로 걸어나오고, 정면으로 차량에 추돌했을 때도 ‘파스 발랐’으니 괜찮다고 하고 마는 만화 같은 설정이다. 장세출의 ‘괴력’은 강윤성 감독의 전작 <범죄도시>(2017)에서 정의를 행하는 마동석의 맨손 액션의 연장선처럼 보이는데, 이번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사이로 멜로 장르 속 김래원의 로맨틱한 지점까지 접목시켜 호감을 더한다.

영화는 도시 개발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정치인과 거기 기생하는 조직원들의 범죄 액션 장르의 설정보다, 장세출과 강소현 사이의 멜로 드라마와 휴먼 코믹 드라마에 초점을 둔다. 조직의 칼부림이 난무하던 <범죄도시>의 도시에 비해, 그래서 이 영화의 목포는 사뭇 정감 있게 묘사된다. 조폭 코미디에서 흔히 보아온 익숙한 설정, 여성 캐릭터의 평면적 묘사 등을 볼 때 이 영화의 새로움에 부여할 수 있는 점수는 한참 낮다. <범죄도시>의 기획이 액션 장르에 불러온 신선한 설정들을 돌아보면 아쉬운 지점이다. 하지만 전작의 설정과 캐릭터, 배우들의 연장 활용에서 오는 재미와 ‘착한 마음’이 가득한 조폭영화라는 점에서 즐길 거리 또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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