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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아만다> 삼촌과 조카의 뭉클하면서도 씩씩한 발걸음
임수연 2019-06-26

다비드(뱅상 라코스테)는 20년 전 자식을 떠나 런던에 정착한 어머니를 보러 가자는 누나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머니와의 관계 회복에 기대감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그의 관심사는 이제 막 파리로 이사 온 레나(스테이시 마틴)와의 연애에 쏠려 있다. 하지만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으로 누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일상은 크게 흔들린다. 누나의 7살 된 딸 아만다(이조르 뮐트리에)는 고모할머니와 다비드의 집을 오가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고, 다비드는 그의 법적 후견인을 고민하는 기로에 선다.

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가 연상되는 이야기다. 감독은 가상의 참사를 생략하기보다 직접 보여주는 쪽을 택했는데, 갑작스러운 폭력이 야기한 상실감을 관객 역시 체험하게끔 한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아만다는 고통에 삶이 바스러지는 유약한 어린아이가 아니고, 다비드는 아직은 서툰 어른이다. 어른이 아이를 구원하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탈피해 주체적으로 상실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아만다가 다비드까지 성장시키고 치유하는 관계가 흥미롭다. <쁘띠 아만다>는 어렴풋한 은유 대신 분명한 대사와 클로즈업숏으로 국가적 트라우마에 대한 애도와 회복 과정을 담으며,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한국 사회에도 사뭇 공명을 울린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와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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