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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⑩] <별의 정원> 원종식 감독 - 아이도 어른도 따뜻한 눈물
송경원 사진 오계옥 2019-07-10

어둠을 두려워한 인간은 빛으로 어둠을 깎아먹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는 법, <별의 정원>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간과했던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는 애니메이션이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은하수를 잃어버렸다. 빛이 아니라 어둠이 사라진 이야기라는 컨셉에 매력을 느껴 시작했다.” TV애니메이션 <바오밥섬의 파오파오>를 제작한 아슈비아 만화영화 푸로덕 의 대표이기도 한 원종식 감독이 <별의 정원>을 시작한 과정이야말로 한편의 모험담이라 할 만하다. “경상북도 영양군은 전국에서 가장 별이 아름다운 곳이다. 2016년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영양군에서 지원하는 3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됐다. 급하게 맡아 성사시킨 프로젝트였지만 막상 완성하고 나니 그대로 흘려보내기 아까웠다.” 장편화의 가능성을 보고 시작은 했지만 쉽지 않은 길이었다. 창작 애니메이션이 워낙 드물기도 하고 지역 홍보영상 같다는 인상 때문에 투자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종식 감독은 그럼에도 ‘좋은 이야기는 통한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달려왔다. “개봉할 수 있다는 게 작은 기적 같기도 하다. 1995년 <토이 스토리>를 보며 이 길을 시작했는데, <토이 스토리4>와 함께 극장에 걸린다는 것도 개인적으론 감회가 남다르다.”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어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라는 주제는 다소 추상적이라 얼핏 아동 관객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원종식 감독은 ‘어둠의 돌’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어둠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직관적인 대상으로 표현했고, 덕분에 빛과 어둠의 대결을 표현한 예쁜 장면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제작공정이 아니라 관객이 마주할 결과물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마무리 작업에 공을 들였고 자연스러운 캐릭터 연기에 특히 신경 썼다.” 아동 관객에 한정짓지 않고 전 연령층을 울릴 수 있는, 결이 깊은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기적처럼 우리 곁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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