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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 오로지 소리에만 반응하는 괴수 떼
김소미 2019-07-17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어느 깊은 동굴. 낙석을 뚫고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하려던 탐사팀은 박쥐처럼 생긴 괴생명체 무리로부터 끔찍한 공격을 받는다. <사일런스>는 오로지 소리에만 반응하는 괴수 떼가 도시를 뒤덮고 난 이후의 재난 상황을 그리는 호러 스릴러다.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은 주인공 앨리(키어넌 시프카)와 그녀의 아버지 휴(스탠리 투치)를 중심으로 다섯 가족이 안전한 북쪽으로 대피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는 갓난아이가 울자 지하철에서 쫓겨난 엄마나, 괴수가 가까이 다가오면 짖는 탓에 가족들에게 버림받는 반려견 등을 차례로 묘사하면서 연민을 건드린다. 호평을 받았던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를 떠올리지 않기가 어려운 영화다. 보이지 않는 힘을 감지하는 영민한 딸과 영웅 같은 아버지의 구도 역시 비슷하다. 감각에 제한을 둔 채 극한상황을 헤쳐나가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장면의 독창성과 스릴의 밀도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 대 괴수의 싸움에서 인간 대 인간의 싸움으로 이행하는 과정이 헐거운 것 또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애나벨>(2014)을 만든 존 R. 레오네티 감독의 신작으로, 일상적 순간을 호러로 둔갑시키는 노련한 연출 테크닉은 곳곳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앨리 역의 키어넌 시프카는 미국 TV드라마 <매드맨>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뒤 <페브러리>(2015) 등을 거쳐 호러영화계의 떠오르는 신성으로 주목받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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