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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뉴 액션 트렌드②] <분노의 질주: 홉스&쇼> 미리 보기
김현수 2019-08-07

전력질주! 다르게, 새롭게

어느덧 시리즈 전체 수익이 50억달러를 넘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아홉번째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로 다시 찾아왔다. 공개된 예고편 영상을 보면 시리즈 본연의 카체이싱 질주는 잠시 접어두고 인간의 한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두명의 무지막지한 액션 히어로가 범죄 소굴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활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영화에는 로봇이나 괴수, 외계인같은 존재와의 대결은 등장하지 않지만 거의 그것들과의 싸움에 준하는 스펙터클한 액션이 펼쳐질 예정이다. 어쩌면 ‘분노의 질주’라는 타이틀은 그저 장식에 불과할지 모른다. 드웨인 존슨제이슨 스타뎀이 각자의 영역에서 구축해왔던 액션 스케일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뉴 빌런 & 뉴 히어로

<분노의 질주: 홉스&쇼>는 시리즈로는 아홉번째지만 전편의 ‘분노의 질주’팀이 등장하지 않는 스핀오프 격의 이야기다.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미국 외교안보국의 충성스러운 요원인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와 왕년에는 영국 군인 출신의 엘리트 요원이었지만 쫓겨난 무법자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는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에서 앙숙으로 처음 만나 영화 내내 서로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곤 했다. 두 사람이 주변의 온갖 지형지물을 거침없이 파괴하며 싸울 때 그들의 거친 입담도 강한 펀치 대신 오갔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 두 사람을 함께 불러들이는 사연이 좀 기구하다. 인공두뇌학적으로 스스로를 개량해서 강력한 파워를 얻게 된 아나키스트 브릭스턴 로어(이드리스 엘바)가 인류를 천천히, 그리고 영원히 다른 존재로 바꿔버릴 수 있는 생화학무기를 손에 넣는다. 그는 스스로를 블랙 슈퍼맨이라 부르는 진화형 인간이 된다. 그의 무기라 할 수 있는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를 대범하고 똑똑하고 약삭빠른 M16 요원 해티 쇼(바네사 커비)가 훔쳐 달아나자 브릭스턴이 그녀를 쫓는다. 사실 해티 쇼는 치명적인 병원균이 들어 있는 ‘눈꽃’이라는 이름의 불가사의한 실린더를 찾아보라는 임무를 받은 팀의 리더인데, 그녀는 인류가 다칠 위기에 놓인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병원균에 감염되고 만다. 한시라도 빨리 해독제를 찾아 자신의 목숨과 인류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필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해티 쇼가 배신 행위를 했다고 믿고 홉스와 쇼를 불러 그녀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물론 예상했듯, 홉스와 쇼는 그녀를 찾아 데리고 오라는 자신들의 임무를 정확하게 서로 모르고 있다. 그리고 또 어느 정도 예상했듯, 해티 쇼는 데카드 쇼의 여동생이다. 이토록 꼬이고 꼬인 가정사를 배경으로 제작진은 무지막지한 천하장사 홉스와 벌처럼 재빠르게 쏘고 호랑이처럼 무자비한 데카드 쇼에 대항할 무적의 악당을 만들어냈으니, 사실상 파괴 불가능한 슈퍼솔저 브릭스턴 로어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인공두뇌학 기술을 완성한 지하국제조직 ‘에테온’에서 만들어낸 가공할 솔저로 이름과 설정에서부터 마블 슈퍼히어로영화의 냄새를 풍기는 인물.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브릭스턴은 단순히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가 아니다. 그는 공식적인 군사훈련을 받았고, 비밀 작전을 수행한 경력이 있으며,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다. 심지어 그는 탐욕스런 용병도, 인류를 해할 사이코패스도 아니다. 그는 자신이 에테온의 계획을 받들어 인구가 넘쳐나는 지구를 구할 해법을 지닌 존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악당이다.

브릭스턴과의 전쟁에 가담할 히어로는 사실 홉스와 쇼뿐만이 아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자신 있게 내세우고 있는 여성 캐릭터의 활약을 이어갈 인물이 추가된 것.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고 남자들과 동등하게 싸우는 M16 요원 해티 쇼를 연기한 바네사 커비는 “이 영화를 볼 어린 소녀들이 여자도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해티를 더 강력한 여성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작전 중에 불상사도 발생한다. 해티 쇼와 홉스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전개가 펼쳐지고 이 사실을 데카드 쇼가 매우 불편하게 여긴다.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 같은 캐릭터 마담 M(에이사 곤살레스)도 등장한다. 엘리트 국제무기거래상이자 준비된 해결사인 데카드 쇼의 오랜 친구인 마담 M은 주인공들이 전쟁을 벌이는 데 필요한 사실상 모든 것에 대한 접근 경로와 자금과 커넥션을 제공할 인물이다.

데이비드 리치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공동 연출한 <존 윅>(2014)을 시작으로 <데드풀2>(2018), <아토믹 블론드>(2017)를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은 대중은 물론 할리우드 스튜디오 중역들에게 장르를 자유자재로 혼합할 수 있고 캐릭터에 부합하는 액션을 활용할 줄 아는 감독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이미 제이슨 스타뎀과는 <메카닉>(2011), <파커>(2013)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드웨인 존슨이 개인 SNS에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제작에 대한 글을 남겼을 때부터 이 프로젝트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지난 두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의 조합은 특별했다. 개인적으로는 월터 힐 감독의 <48시간>(1982)이나 <리쎌 웨폰>(1987) 같은 영화들의 명장면을 되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0년대 버디액션 코미디영화의 에너지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은 루크 홉스와 데카드 쇼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듀오를 주인공으로 시리즈의 핵심인 가족과 형제애라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를 구상했다. 이에 대해 히람 가르시아 프로듀서도 “둘 사이에는 그동안 오고 간 입씨름의 역사가 있다. 둘 사이의 갈등은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둘을 계속 뜻밖의 상황에 처하게 하고 사건을 함께 해결해나가게 만들면 코믹한 긴장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감독의 뜻에 힘을 보탰다.

런던에서 사모아까지…, 로케이션!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그동안 일본, 멕시코, 브라질, 카나리아제도, 바렌츠해, 그리고 쿠바까지 무대로 삼아 전세계를 누비며 다녔다. 이번 영화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런던까지, 그리고 여전히 유독 물질이 남아 있는 체르노빌의 버려진 땅부터 화려한 아름다움의 사모아까지 전세계를 돌면서 촬영했다.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주요 사건은 대부분 런던에서 글래스고, 샤우스요크셔의 동커스터에 있는 발전소 지역 등 주로 영국에서 벌어진다. 이 시리즈에서 런던은 영국 신사 데카드 쇼의 도시이다. 그와 함께 이스트런던에서 피카딜리 서커스, 금융 지구인 레든홀부터 역사 깊은 세인트 폴 대성당의 돔, 템스강 위의 밀레니엄 브리지까지 도시의 더 많은 부분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모든 제작진이 경이로워했던 촬영장은 세인트 폴 대성당이었다. 런던의 스카이라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의 돔 앞에서의 촬영을 허가받기 위해서 제작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해티 쇼가 브릭스턴의 매복 공격을 피해 밀레니엄 브리지를 달리면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돌아보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데이비드 슈엔만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미술팀은 런던 밖에 자리한 개인 소유 시설물인 판버러공항의 빈 격납고를 빌려서 브릭스턴의 본거지인 ‘에테온’ 본사를 지었다. 스탭들은 2주가량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거의 모든 종류의 군용 차량과 이동 트레이너, 그리고 무기 트레이닝 및 테스트 시설을 만들었다. 매혹적인 무기 거래상인 마담 M과 그녀가 이끄는 여성 갱스터 집단이 이용하는 작전본부로 사용된 러시아 건물은 런던 교외의 하이 위컴에 있는 초록색 정원이 딸린 웨스트 위컴 하우스라는 곳에서 촬영했는데 이곳 역시 영화에 등장하는 내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할 영화 속 명소 중 하나다.

사모아 전사들의 춤, 시바 타우의 발견

드웨인 존슨의 많은 팬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드웨인 존슨의 외가는 대대로 사모아족 레슬러의 피가 흐르는 집안이다. 그래서 그는 <분노의 질주: 홉스&쇼>를 통해 사모아족의 삶과 문화를 드러낼 수 있는 무언가가 담기길 바랐다. 그래서 제작진은 사모아족과 폴리네시아의 무술 문화를 연구했고 심지어 드웨인 존슨이 출연한 거의 모든 영화의 격투 장면까지 분석해서 맞춤형 액션을 제작했다고. 이를 담당한 그레그 리멘터 무술 코디네이터는 “이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싸울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드웨인 존슨과 함께 ‘시바 타우’라는 사모아족 전쟁 춤을 연구해 반영했다. ‘당신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적에게 보내는 약속인 시바 타우는 클라이맥스 전투의 모든 잔인한 장면의 동작에 반영된다.

특히 홉스와 데커드 쇼가 형제처럼 번갈아 싸우는 장면은 그레그 리멘터에 따르면, “한몸처럼 움직이는 몸과 몸의 케미”를 느낄 수 있다고. 드웨인 존슨은 “연기 인생을 통틀어 무기나 총 없이 원시적으로, 이렇게 순수하게 잔혹한 분노를 담은 액션 장면을 찍길 늘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2018 맥라렌 720S

두 거대한 액션 스타의 활약에 집중하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인장과도 같은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다. 고출력 엔진과 이산화질소 연료로 주행하는 스포츠카, 오래된 아메리칸 클래식 머슬카 역시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오랫동안 영화 차량을 담당했던 데니스 매카시 비허클 코디네이터는 두 대륙에 걸친 촬영을 가능하게 만들 맞춤 차량들을 제작했다. 오프로드차, 레인지로버, 오토바이, 군용 트럭, 픽업 트럭 등 다양한 차량이 등장하지만 파란색의 ‘2018 맥라렌 720S’ 모델은 제작진이 준비한 회심의 신스틸러. 영국에서 제조된 맥라렌은 이미 시리즈에 등장한 적 있지만 데카드 쇼가 운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이슨 스타뎀은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이래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며 촬영 내내 즐거워했다고. 셰빌 로 정장을 입는 전형적인 영국 남자이자 최고의 운전 실력을 지닌 그를 액션만 하게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제작진은 맥라렌 본사와 협력해 본사 건물을 에테온의 본거지인 하이테크놀로지 건물로 촬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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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니버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