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칼럼 > 마감인간의 music
[마감인간의 music] 카녜이 웨스트 <Graduation>, 노동요의 재발견

카녜이 웨스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본업인 음악 외에도 패션계에서 걸출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곳에 음악 얘기를 쓰고 있지만, 나의 본업은 패션 저널리스트이다. 그래서 패션 이야기라면 카녜이 웨스트처럼 하나의 문화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인물에 관해서는 쓸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의 음악에는 별로 끌린 적이 없었다. 랩 스타의 허세 넘치는 자랑과 자신감은 아무리 들어도 친근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카녜이 웨스트의 음악을 ‘제대로’ 듣게 되었다. 걸작으로 평가받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와 그 이후의 최신 음악을 먼저 들었다. 어라, 내가 생각했던- 편견에 사로잡힌- 그런 음악이 아니었다. 그는 멜로디와 샘플링으로 음을 가지고 놀았고, 당차게 내뱉는 래핑도 훌륭했다. 하지만 ‘꽂힌’ 음반은 따로 있다. 2007년 카녜이 웨스트가 발매한 《Graduation》이다. 나는 이 앨범 최고의 명곡으로 <I Wonder>를 고르겠다. 후렴구의 멜로디와 가사 때문이다.

‘Find your dreams come true/ And I wonder if you know/ What it means what it means.’ 해석하면 ‘너의 꿈을 찾아, 현실로 만들어/ 혹시 아는지 궁금해/ 그 의미를 말이야’다. 한낮 기온이 가볍게 37도를 찍은 주말 근무의 나날에도 이 노래가 귀에 울려퍼졌다. 가사가 묘하게 현실과 맞물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