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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자 미쓰리>, 더 보고 싶다

20년 전, MBC에서 여성 기업인을 다룬 시대극 <국희>가 큰 인기를 끌었다. 김혜수가 연기한 민국희는 빵에 식용 글리세린을 발라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을 고안하지만, 기술을 도둑맞고 가게는 철거된다. 시련을 기회로 전환하는 국희는 빵 대신 비스킷 사이에 크림을 바른 신제품을 출시한다. 경리사원이 얼떨결에 회사 대표직을 맡게된 tvN <청일전자 미쓰리>의 이선심(혜리)은 부도 위기의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릴까. 신제품 개발?

대기업 협력업체로 부품을 납품하던 청일전자는 이미 자사 브랜드 청소기를 개발해 완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니까, 선심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들이밀어 빛날 자리 같은 건 없다. 선심은 청일에서 재하청을 주는 업체 사장을 설득해 어음 결제일을 미루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돈과 소송이 얽힌 위기는 끊이지 않는다. “유리천장을 뚫고 말단 경리에서 사장까지 미친 승진을 하시더니 드디어 미친 활약이 시작되는가?” 빈정거림이 섞인 한 직원의 말이다. 미친 활약을 기대할 즈음, 선심은 사원들 점심식사를 준비하거나, 퇴사한 회사 핵심인력에게 자문을 구한다. 드라마가 밥 짓는 일에 ‘여성적 리더십’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면, 눈에서 불을 뿜었을지도 모르겠다. 선심은 다만 뭐라도 해야겠기에 빈자리에 일손을 보탰다. 사고가 터지면 사장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그 역할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갑갑하고 느려터진 배움이지만, 무거운 역할을 감당하는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발버둥치는 선심을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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